연금개혁·범죄퇴치·부패수사 지지…보우소나루는 불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정국 불안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는 26일 대규모 친정부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시위에는 우파 사회단체가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실상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행사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참여가 확인된 사회단체는 군인클럽과 브라질진보운동(MAB), '거리에서', '상파울루 우파', '애국심'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적게는 8만여 명, 많게는 150만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면서 우파 진영의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 어젠다에 협조하지 않는 중도 진영 정당과 연방대법원 대법관들을 '브라질의 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브라질 보수주의자 운동(MBC)이라는 단체는 트위터에 "브라질을 위해 피를 흘리고 있는 보우소나루를 위해 그의 적들을 매장해야 한다"며 친정부 시위 참여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보우소나루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과 세르지우 모루 법무장관이 주도하는 범죄퇴치 정책, 부패 수사 확대를 지지하고 있다. 정부지출 축소와 총기 소유 허용범위 확대 등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 각료들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각료회의에서 시위 참여를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집권당인 사회자유당(PSL)도 소속 의원들이 자발적인 참여를 막지는 않겠지만, 공개적으로 시위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브라질자유운동(MBL)을 비롯해 지난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한 대형 사회단체들이 대부분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체는 연금개혁과 같은 어젠다에는 공감하지만, 보우소나루 정부와 사회자유당의 정치 행태는 지지하지 않는다며 우파 단체들과는 행보를 달리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업인 모임인 '무브먼트 브라질 200'도 시위 참여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친정부 시위가 정국혼란을 가중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지난 15일 전국 200여 개 도시에서 교육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오는 30일에도 추가 시위가 예고된 상태다.
다음 달 중순에는 노동개혁과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노동계 총파업이 벌어질 예정이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