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불혹에 통산 123승을 거두며 '베테랑 카리스마'를 분출하던 손민한(44)이 코치로 변신해서는 '인자한 미소'를 내뿜고 있다.
'투수 손민한'은 199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해 2015년 NC 다이노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통산 388경기에서 123승 88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한 레전드다.
롯데에서는 에이스 선발투수로 활약했고, NC에서도 최고령 시즌 10승(40세 8개월 9일),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승(40세 9개월 19일) 기록을 세우며 열정을 불태웠다.
2015년 시즌 후 은퇴한 손민한은 현장을 떠나 유소년 야구 지도에 힘썼다.
약 3년 간 야인 생활을 하던 손민한은 2019년 NC의 1군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로 돌아왔다.
'자율'과 '책임'을 내세우겠다고 밝힌 손민한 코치는 2018년 최하위(평균자책점 5.48)였던 NC 마운드를 4위(평균자책점 3.96)로 끌어 올리며 상위권 질주의 발판을 다졌다.
팬들은 그가 마운드를 방문하거나 투수를 교체할 때 '코치 손민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손 코치는 인자한 미소로 투수를 다독이거나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진우, 이민호, 장현식, 구창모, 배재환 등 현재 NC의 주요 투수들은 손 코치가 NC의 최고참 투수일 때 까마득한 후배였던 선수들이다.
이들에게 애정이 어린 눈빛을 보여주는 이유를 묻자 손 코치는 "안타 맞으면 불안해하니까, 다음 등판을 위해 괜찮다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것"이라며 "일부러 웃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수들이 다 어려서…. 다른 코치들은 마운드에서 선수들에게 뭐라고 이야기하는지 궁금하다. 할 말이 없다"며 웃었다.
손 코치는 "저 원래 안 무서운 사람이다"라며 "실제로 투수들이 다 귀엽다"라고 말했다.
박진우는 손 코치가 마운드에서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줬는지 부산 사투리를 따라 하며 생생하게 전해줬다.
"지나간 건 잊어라. 잊어야 한다. 줄 건 주고, 점수 주고 했어도 침착해야 한다. 담아두면 니 공을 못 던진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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