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접대받은 한신공영·공무원·감리업체 등 24명 무더기 입건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경기 화성 제부도에 대규모 마리나항을 짓는 사업과 관련, 무허가 하청 건설업체로부터 억대 금품과 향응을 받아 챙긴 시공사 관계자들이 해경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업무상횡령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건설사 한신공영 현장소장 A(66)씨와 하청 건설업체 전무 B(51)씨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해경은 또 A씨로부터 편의 제공 대가로 수백만원 상당의 식사 대접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경기도 소속 공무원 C(51)씨와 감리업체 직원 2명도 함께 입건했다.
A씨 등 한신공영 소속 직원 10명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하청 건설업체로부터 계약수주 등 청탁과 함께 골프와 유흥업소 접대 등 1억6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식당·사무용품 업체·주유소 등지에서 비용을 부풀린 허위 계산서를 발행받아 총 1억6천만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한신공영은 중견 건설사로 2014년 11월께 경기도가 발주한 화성시 제부 마리나항 건설사업을 다른 2개 건설사와 함께 수주했다. 이후 140억원 상당의 준설공사 부분을 무면허 업체인 B씨의 하청업체에 불법 하도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신공영은 이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준설공사가 아닌 건설기계 장비임대차 계약으로 위장해 하청업체와 불법 하도급 계약을 맺었다.
이 건설사는 해경이 수사를 시작한 사실을 알고 파일 삭제 프로그램을 이용해 현장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된 업무 관련 자료를 고의로 지우기도 했다.
또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불법 하도급 등 혐의를 부인하라"고 하도급 업체 관계자들에게 강요하고 각종 계약서를 폐기하는 등 증거인멸도 시도했다.
B씨가 속한 하청 건설업체도 비자금 13억원을 조성한 뒤 이 중 일부를 A씨 등에게 제공한 접대비용으로 썼다.
함께 적발된 경기도 해양항만정책과 소속 공무원 C씨와 감리업체 직원 2명은 한신공영 측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A씨 등으로부터 30여 차례 식사 대접을 받았다.
제부 마리나항 건설은 경기도가 총사업비 600억원가량을 투입해 화성시 제부도에 요트 300여척을 댈 수 있는 계류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백인호 중부해경청 광역수사대 계장은 "이번 사건의 전체 피의자 24명 가운데 하청 건설업체에 준설공사 면허를 빌려준 알선 브로커 등 4명도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도 무자격 건설업체의 불법 시공 행위를 지속해서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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