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 양경은 조교수 "근거 불충분한 주장"
서울·경기 초중교 45곳 학생 1426명 설문조사 통해 파악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이주민 밀집 지역에 있는 학교는 학습 분위기가 나쁘다는 일부 주장은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반박 의견이 나왔다.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양경은 조교수는 23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19 한국다문화교육학회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이주민 밀집 지역 학교의 면학 분위기는 정말 나쁜가'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양 교수는 "이주배경 청소년 증가는 미래 한국사회 사회통합에 중대한 도전이 될 수 있으며 학교 교육 측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며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비친 이주민 밀집 지역은 교육 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역으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이주민 밀집 지역의 부정적 효과가 실제 교육 현장에도 나타나는지 살펴보기 위해 서울, 경기지역 초·중학교 45곳의 학생 1천4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학습 저해 분위기 조사는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에 떠드는 친구가 많다', '수업시간에 딴짓하는 친구가 많다', '수업시간에 안 들어오는 친구가 많다'는 문항에 각각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중 선택하게 한 뒤 수치화했다.
분석 결과 학교 소재지의 이주민 밀집도와 비이주배경 학생이 느끼는 학습저해 분위기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이 없었다.
그는 "이주민 밀집 지역에 대한 우려는 편견에 기초한 추측이거나 일부 사례의 성급한 일반화일 가능성이 크다"며 "학교의 학습저해 분위기는 이주민 밀집도가 아니라 학교의 학업성취 수준과 뚜렷한 관련성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양 교수는 다문화 정책 학교의 사례를 거론하며 적절한 정책적 개입이 이뤄질 경우 면학 분위기가 좋지 않은 일부 이주민 밀집 지역 내 학교도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문화 정책 학교로 지정·운영되는 학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면학 분위기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난 결과도 주목해야 한다"며 "다문화 정책 학교는 주로 이주민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 있지만 이들 학교의 학습저해 분위기 수준은 다른 학교에 비교해 뚜렷하게 낮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다문화교육학회, 경기도교육청, 서울대학교 교육종합연구원 다문화교육연구센터가 공동주최했다.
이날 축사를 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우리 사회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다문화교육학회와 국제학술대회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국다문화교육학회 모경환 회장(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은 "이번 학술대회가 다문화 교육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와 협력의 장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2019 한국다문화교육학회 국제학술대회는 14개국에서 온 국내외 학자 100명이 모여 오는 24일까지 '다문화 교육과 다양성, 글로벌시대 바람직한 사회변화'를 주제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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