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유치원 사겠다"에 사립유치원 매각신청 러시 왜?

입력 2019-05-23 16:20  

경기교육청 "유치원 사겠다"에 사립유치원 매각신청 러시 왜?
도내 대상 유치원 중 36% 신청…7월 중 15곳 최종 선정
홍역치른 사립유치원 파문ㆍ투명성 기준 강화로 손떼려는 경향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공립유치원 확보 방안으로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으로 전환하겠다고 공모하고 나서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사립유치원들의 매각신청이 러시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 하락에 따른 원아 모집 어려움에다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사립유치원 사태의 홍역을 치르면서 유치원을 향한 공정성과 투명성 기준이 강화되자, "운영하기 힘들다"며 차제에 손을 떼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진다.
23일 도 교육청에 따르면 도 교육청이 지난 9∼22일 도내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매입형 유치원'을 공모한 결과 31개 시·군 중 20개 지역에서 85개 유치원이 신청서를 냈다.


도내 사립유치원 1천3곳 중 매입형유치원 신청 조건에 부합하는 '10학급 이상 인가받아 설립·운영' 중인 곳은 239곳이다.
조건에 맞는 유치원 중 36%가량, 즉 10곳에 3곳 꼴로 이번 공모에 신청서를 낸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용인이 17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화성 9곳 ▲평택 8곳 ▲김포·안산 각 6곳 ▲시흥·오산 각 5곳 ▲이천·고양 각 4곳 ▲남양주·파주 각 3곳 ▲수원·성남·군포·의왕·안성·양주 각 2곳 ▲부천·광주·의정부 각 1곳 등이었다.
특히 안산의 경우 10학급 이상 인가받아 운영 중인 유치원이 8곳인 점을 고려하면, 대상 유치원 대부분이 매각을 희망한 것이다.
매입형유치원은 도 교육청이 사립유치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유치원으로, 공립유치원 확보로 유아교육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대책 중 하나이다.
도 교육청의 취지와 달리 매입형유치원은 일부 사립유치원 입장에선 '놓치지 말아야 할 막차'로 여겨지고 있다.
그동안 원장이 원하는 학부모와 원생을 골라 뽑았다면 앞으로는 온라인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로 공정한 입학 시스템을 활용해야 하고, 나아가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도입해 회계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다 보니 유치원 운영이 예전과 달리 녹록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골자로 한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일부 개정안을 담은 이른바 '유치원 3법'이 통과되면 각종 규제가 더 강화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기문 경기도유치원연합회 출범 추진위원장은 "저출산으로 원아 모집도 어렵고 이번 사태로 국민 신뢰도 잃어 자괴감을 느끼는 원장들이 많다"라며 "교육 사업으로서 앞으로 어려운 점이 있을 것으로 보는 원장들도 있는 것 같다. 불안하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운영하기 빡빡하다', '힘들다'는 사립유치원의 전화를 종종 받았다. 사립유치원을 둘러싼 여론과 정부 방침 등 때문에 적지 않은 유치원들이 신청서를 낸 것 같다"라며 "매입형유치원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구제책이 아니라 공립유치원 확대 방안인 만큼 교육시설과 환경을 꼼꼼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 교육청은 매입형유치원 자격요건(10학급 이상 등)과 제외대상(감사로 고발된 유치원 등)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매입형유치원 선정위원회'심사와 교육부 심의를 거쳐 7월 중 최종 15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도 교육청은 이번 매입형유치원 공모로 공립유치원 취원율(26.9%)을 좀더 이른 시일 내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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