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작가 주디스 커 별세

입력 2019-05-23 19:53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작가 주디스 커 별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인 주디스 커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5세.
2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커의 출판사인 하퍼콜린스는 "대영제국 장교(OBE) 훈장을 받은 주디스 커가 잠시 병을 앓은 뒤에 전날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커는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The Tiger Who Came to Tea), '히틀러가 분홍색 토끼를 훔치던 날'(When Hitler Stole Pink Rabbit), '건망증 고양이 모그'(Mog the Forgetful Cat) 등의 동화책으로 한국에서도 매우 유명한 작가다.
독일에서 태어난 커는 나치를 피해 1933년 파리를 거쳐 영국으로 건너왔다.
젊은 시절 커는 섬유 디자이너, 미술 교사, BBC 방송 각본가 등으로 일하다가 두 명의 자녀 육아를 위해 그만뒀다.
1971년에 출간된 '히틀러가 분홍색 토끼를 훔치던 날'을 비롯한 3부작은 전쟁 당시 독일에서 도망쳐 파리와 런던에서 빈곤한 삶을 살아야 했던 커 가족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이 책은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돼 어린이들에게 역사의 암울한 시기를 소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는 자녀들이 학교에 간 뒤 무엇을 할까를 생각하다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 책은 한 엄마와 딸이 집에서 차를 마시는 와중에 호랑이가 찾아와 모든 음식을 먹고 떠난다는 내용이다.
일부는 호랑이가 모든 것을 가져간다는 점에서 히틀러나 나치를 상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커는 동물원 방문 경험에서 책을 쓰게 됐다며 이를 부인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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