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음란행위 30대, '무술 3단' 여경 실습생에 덜미

입력 2019-05-24 12:00   수정 2019-05-24 17:29

길거리 음란행위 30대, '무술 3단' 여경 실습생에 덜미
여경, 112신고하고 300m 추격…마라톤·암벽등반이 취미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던 30대 남성이 출근 중인 여경 실습생의 기지로 검거됐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30대 A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검거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9일 오전 6시 27분께 금천구 시흥동 길거리에서 바지를 내린 채 행인들을 향해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 검거에는 올해 임용돼 실습 교육 중인 여경의 역할이 컸다.
중앙경찰학교 교육의 일환으로 금천경찰서 금천파출소에서 실습 중인 B 순경은 이날 출근길에 음란행위를 하는 A 씨를 목격해 112에 신고했고, A 씨가 도주하자 300m가량을 추격했다.
멈춰선 A 씨가 '왜 자신을 쫓아오냐'며 묻자 B 순경은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대화를 이어가며 도주를 막았다. 결국 A 씨는 출동한 다른 경찰에 연행됐다.
당시 당황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B 순경은 "함께 근무하는 선배들이 평소 현장대응법을 잘 설명해줬다"며 "(A 씨를) 놓치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 검거하는 것만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B 순경은 태권도 2단과 유도 1단의 유단자로, 실내 암벽등반과 마라톤으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변을 보고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음란행위 장면이 찍힌 현장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경찰은 조만간 A 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실습생임에도 침착하게 112신고를 하고 출동 경찰관에게 도주 방향을 알리면서 추격해 범행 신고 10분 만에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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