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구체화하며 민간업체 속속 선정…"일정 못 맞출 것"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추진 중인 반세기만의 달 복귀 계획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달 복귀를 위한 일정과 계획이 공개되고 이에 참여할 민간업자가 발표되는 등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달 복귀 계획은 1960년대 냉전 시대에 옛 소련과 경쟁하며 달에 먼저 다녀왔다는 상징성에 더 큰 의미를 뒀던 것과 달리 달에 심(深)우주 탐사의 전진 기지를 만들고 화성까지 나아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1972년 아폴로 17호 임무를 마지막으로 지구 궤도에만 머물러온 인류의 유인 우주탐사 영역이 심우주로 확대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당초 2028년으로 잡았던 달 복귀 일정을 4년이나 앞당기면서 서두르는 듯한 인상이 없지 않은 데다 예산 확보 등 넘어야 할 산도 많아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달 복귀 계획 '아르테미스' 어떻게 추진되나
NASA의 달 복귀 계획은 '아르테미스(Artemis)'로 명명됐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으로 아폴로의 쌍둥이 여동생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NASA 당국은 23일(현지시간) 달 궤도에 건설할 우주정거장의 첫 모듈을 제작할 업체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아르테미스 계획의 대략적인 일정도 함께 공개했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NASA는 2024년까지 달 궤도에 미니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Gateway)'를 건설하고 이를 거쳐 미국 우주인을 착륙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 8차례에 걸친 발사가 이뤄진다.
우선 내년에 아르테미스 1호가 달 궤도 무인 비행에 나서고 이어 2022년에 아르테미스 2호가 우주인을 태우고 달 궤도 비행을 한다.
아르테미스 3호는 2024년에 최초로 달을 밟게 될 여성 우주인 등을 태우고 발사된 뒤 게이트웨이를 거쳐 달에 착륙하게 된다.
아르테미스 1~3호는 현재 보잉사 주도로 개발되고 있는 대형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그러나 개발이 거듭 지연되면서 전체적인 일정에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주인 탑승 공간인 오리온 캡슐은 록히드마틴이 제작 중이다.
나머지 5차례에 걸친 발사는 게이트웨이 모듈을 실어나르기 위한 것으로 모두 민간 발사업체 로켓을 이용하게 된다.
게이트웨이는 우선 동력·추진 모듈과 우주인 거주 모듈 등으로 단순하게 구성될 예정이다.달 궤도 정거장 건설의 첫발이 될 동력·추진 모듈을 개발하고 제작할 업체로는 이날 막사르 테크놀로지스가 선정, 발표됐다.
아르테미스 3호 우주인들이 게이트웨이에서 착륙선을 타고 달에 내려가게 되며, 임무를 마친 뒤에는 착륙선 일부는 달에 두고 다시 게이트웨이로 복귀해 오리온 캡슐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달 착륙선을 제작할 업체는 몇 개월 안에 선정될 예정인데,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경쟁 구도에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민간 우주탐사기업 '블루 오리진'이 착륙선 '블루문(Blue Moon)' 모형을 먼저 공개하며 가세한 상황이다.
◇ 아르테미스 일정 앞당겨지며 우려 목소리 나와
NASA의 짐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할 민간업체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여기서 목표는 스피드"라면서 "2024년이 바로 코앞"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달 복귀 일정이 2028년에서 2024년으로 앞당겨지면서 급해진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러나 이런 재촉에도 아르테미스가 계획된 일정에 맞춰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까지 NASA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킬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아르테미스 계획이 앞당겨진 일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을 아주 낮게 진단했다.
신문은 그 이유로 정치적 지지가 약한 점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2월에 달 복귀를 직접 지시했지만, 그 이후로는 우주군 창설에는 관심을 보여도 달 복귀 계획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의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여당 격인 공화당 의원들도 미온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어 달 복귀를 앞당기는 데 따른 예산 증액이 이뤄질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백악관은 지난주 내년도 NASA 예산의 16억 달러 증액을 발표했으며, 2021년도나 그 이후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라이든스틴 국장은 예산 증액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르테미스 계획이 2028년으로 늦춰질 수도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신문은 또 역대 NASA의 우주계획은 크든 작든 제시간에 맞춰 이뤄진 것이 거의 없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타임스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고 해도 임기 내에 달 착륙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런 목표를 맞추려고 서두르는 것이 원래 2028년 목표 일정이나 이를 1~2년 앞서 달성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