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둥은행, '단둥항그룹 부실 여파' 대출연체 위기

입력 2019-05-24 13:27  

中 단둥은행, '단둥항그룹 부실 여파' 대출연체 위기
'北 불법금융 활동 창구' 2017년 미국 제재 받기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북·중 접경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에 기반을 둔 단둥은행이 최대 대출고객인 단둥항(港) 운영기업, 단둥항그룹의 부실로 대출연체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베이징상보에 따르면 단둥은행은 최근 공개한 2018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연말 기준 대출연체가 65억9천만 위안(약 1조1천32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초 13억6천800만 위안(약 2천350억원)에서 381.7%인 52억2천200만 위안(약 8천97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베이징상보는 단둥은행은 단둥항그룹에 대한 대출집중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연말 기준 단둥항그룹에 대한 대출 잔액이 대출 총액의 10.78%인 47억3천900만 위안(약 8천141억원)인데, 이는 단둥은행 순자본의 66%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관련 규정에 따르면 상업은행은 비금융권 단일고객에게 순자본의 10%를 넘게 대출해줘서는 안된다. 하지만 단둥은행은 2017~2018년 2년 연속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단둥은행은 또 지난해 영업소득과 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영업소득은 전년 대비 17.48% 감소한 16억4천800만 위안(약 2천831억원), 순이익은 전년 대비 2.45% 줄어든 3억5천100만 위안(약 603억원)이었다.
그나마 2017년 당시 순이익이 전년 대비 50.5%나 하락했던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베이징과기대 류청(劉澄) 금융공정학과 교수는 "단둥은행은 단둥항그룹에 대한 신용 규모를 적당히 규제하고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면서 "또 다른 업무 규모를 늘리고 다른 고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둥은행은 앞서 지난 2017년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 통로 역할을 했다는 혐의로 미국 등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중국 신용평가사 롄허(聯合)자본·신용평가 유한공사는 지난해 3월 단둥항그룹 대출 등을 이유로 단둥은행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낮추기도 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단둥항그룹은 지난달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단둥시 중급인민법원은 단둥항그룹이 채무를 청산할 능력이 없고 주요 채권자들과 화해에 이르지도 못했으며, 변제능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명백한 만큼 법적으로 중정(重整·기업회생절차에 해당)에 들어갈 요건이 된다고 판단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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