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는 휴대용 선풍기·음료수…더위 피해 냉면집·실내 쇼핑몰로 몰려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24일 서울에 올해 첫 폭염 특보(주의보·경보)가 발효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1개월가량 빠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기온은 오후 3시 47분께 33도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자 시민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시원한 대형 서점이나 실내 쇼핑몰을 찾아들어갔다.
경기도 수원에서 서울로 현장체험을 온 정세라(15) 씨는 코엑스몰에서 "이렇게 갑자기 더위가 올지 몰랐다"며 "오늘 더위가 가실 때까진 실내에만 있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은 이연호(16) 군은 "오늘 덥다고 해서 반바지를 입고 나왔는데 생각보다 더 더워서 서점으로 들어왔다"며 "밖은 찜질방인데 서점에 오니 천국"이라고 밝혔다.
서울 도심 청계천에는 다리 밑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물에 발을 담그는 시민들도 많았다.
학원 수업 후 청계천을 찾았다는 강현선(27) 씨는 손에 아이스커피를 들고 "물 근처에 오면 시원한 것 같아서 찾았다"며 "작년보다 일찍 더워졌다"고 말했다.
미처 더위를 피하지 못하고 길에 나선 시민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더위를 이겨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으로 현장학습을 나왔다는 이유정(14) 양은 목에 휴대용 선풍기를 메고는 "선풍기에서도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며 "차가운 음료수로도 더위를 달래기 어렵다"고 힘들어했다.
이 씨의 친구인 한윤우(14) 양은 "북촌에서 한복 체험을 했는데, 땀이 비 오듯 흘러 안에 입고 있던 티셔츠가 다 젖었다"고 말했다.
한복을 입고 인사동 거리를 걷던 한 외국인 관광객 무리는 거리에서 나눠주는 부채로 부채질을 하거나 햇볕을 가렸다.
냉면집이나 길가 음료수 가게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서울 중구의 한 냉면집 직원 양모(60) 씨는 "오늘은 특히 예약 손님이 많았다"며 "경기가 안 좋아도 더워서 그런지 시원한 음식을 찾는 손님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동 길가에서 슬러시를 판매하는 40대 남성은 "평상시보다 슬러시가 1.5배는 잘 팔린다"며 "낮 12시에 가게를 열었는데 2시간 20분 동안 40잔가량 팔았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에서 전시회를 보기 위해 서울 강남역 삼성동을 찾은 대학생 최홍전(20) 씨는 "서울에 오니 너무 더워서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손부채질을 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내내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돌며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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