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일부 국방예산을 전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에는 장벽 건설 공사를 공화당 후원자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건설업체에 맡기도록 미 육군 공병단을 압박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보도했다.
WP가 익명의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달간 전화통화와 백악관 회의 및 대통령전용기(에어포스 원)상 대화를 통해 노스다코타주 디킨슨 소재 건설회사 피셔 인더스트리를 국토안보부 간부들과 미 육군 공병단 사령관인 토드 세모나이트 중장에게 '공격적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대통령이 특정 업체를 추천하면서 국토안보부 관리들과 군지휘관들이 '유의'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에도 세모 나이트 사령관을 백악관으로 불러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해 피셔 사를 직접 거론했으며 새로운 기후대처용 강철 디자인과 혁신적인 공법을 통해 공기와 건설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 절감할 수 있다는 회사 측 주장을 두둔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장벽 디자인의 세세한 부분까지 높은 관심을 표명해왔다.
피셔 사의 최고경영자 토미 피셔는 폭스 뉴스 등 보수계 TV와 라디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구상을 지지하는 한편 자기 회사가 1년 이내에 200마일(약 320km) 이상의 장벽을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워싱턴 중앙정부와 직접 접촉하는 한편 관리들을 국경 지대 장벽 건설 현장으로 초청해 장벽 모형을 보여주기도 했다.
피셔 사는 그러나 육군 공병단이 자신들의 공사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현재 미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사업체 선정 간여에 대해 "대통령 자신이 미국의 가장 성공적인 건설업자 가운데 한사람으로 최선의 거래를 협상하기 위한 방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장벽 공사가 예산 범위 내에서 조기에 확실히 완료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셔 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노스다코타 출신 케빈 크래머 상원의원(공화)으로부터도 지원을 받고 있으며 크래머 의원에 수천 달러의 후원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간여가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경쟁입찰을 통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정부조달규정에 부당한 영향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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