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서울대 연구팀, 118명 CT영상 분석…"공기유입 단면적 38% 확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기 내 공기 흐름이 막히면서 코골이가 심해지고, 호흡이 일시적으로 10초 이상 멈추는 게 주 증상이다.
이런 환자는 코골이와 무호흡증이 번갈아 가며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좀처럼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이는 주간졸림증, 두통, 기억상실, 우울증 등 문제를 일으키는 악순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 질환이 문제가 되는 건 장기간 내버려두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치매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무호흡 증상에 의한 저산소증과 교감자율신경계의 과도한 활성이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심혈관계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치료법으로는 수술, 양압기 착용 등이 권고된다. 이외에도 옆으로 누워 자면 수면무호흡증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증된 연구결과는 없었다.
그런데 실제로 옆으로 누워 자는 게 공기유입량을 증가시켜 수면무호흡 증상을 줄여준다는 사실이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고려대 안산병원, 서울대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공동 연구팀(이승훈·홍승노)은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90명(평균나이 43.6세)과 대조군 28명(평균나이 35.5세)을 대상으로 똑바로 누운 수면 자세와 측면(왼쪽, 오른쪽)으로 누운 수면 자세를 상기도 CT 스캔 영상으로 비교,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수면과 호흡'(Sleep and Breathing) 5월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CT 스캔으로 각각의 수면 자세 때 상기도(코와 인두에서 목구멍, 후두에 이르는 기도의 윗부분) 공간의 단면적 변화를 측정했다. 이런 변화를 본 건 혀와 입천장 뒤 공간의 단면적이 넓어져야만 산소공급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환자는 그렇지 않은 대조군보다 애초부터 상기도 부분의 단면적이 좁은 상태였다.
하지만 측면으로 돌아누워 잤을 때는 바로 누운 자세에 견줘 상기도 부분의 단면적이 약 38%가량 확장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돌아누웠을 때의 상기도 단면적 증가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뿐만 아니라 이런 증상이 없는 대조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고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이승훈 교수는 "옆으로 누워 자면 수면무호흡 증상이 완화된다고 알고 있었지만, 과학적인 증명이 미흡했었다"며 "이번 연구로 옆으로 돌아누워 자면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 환자 치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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