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반마피아위원회, 베를루스코니 등 5명 부적격 후보로 지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향후 5년 간 유럽을 이끌어갈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이탈리아 의회의 반(反)마피아위원회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선거 출마가 부적절하다고 지목했다.
반마피아위원회의 니콜라 모라 위원장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등 부패 등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 5명이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후보로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2011년 미성년자와의 성 추문 의혹과 이탈리아 재정 위기 속에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그는 총리 재임 시절 자신의 별장에서 벌인 일명 '붕가붕가' 파티의 핵심 증인들에게 돈을 주고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당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반마피아위원회가 부적격 후보로 꼽은 5명 가운데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등 4명은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 나머지 1명은 네오파시즘을 추종하는 극우단체 카사파운드 소속이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반마피아위원회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총리 재임 시 지명 수배 중인 34명의 마피아 가운데 32명을 붙잡아 감옥에 집어넣었고, 250억 유로의 마피아 자산을 몰수했다"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열심히 마피아에 맞선 내가 마피아를 이롭게 했다고 지목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그동안의 선거에서 2억 표 이상을 얻었고, 이번 역시 수백만 표를 얻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디어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3차례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3년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여파로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한 뒤 공직 진출이 금지됐으나, 작년 5월 밀라노법원의 복권 판결에 따라 정치 일선으로의 전면 복귀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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