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도 19명도 부상…"집단탈옥 시도 진압" vs "수감자 학살"
(멕시코시티·서울 =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김형우 기자 = '두 대통령 사태'로 정정이 불안한 베네수엘라의 한 경찰서 유치장에서 폭동이 일어나 수감자 29명이 사망했다고 AP·AFP·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소자 인권단체인 '베네수엘라 프리즌 옵서버토리'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약 350㎞ 떨어진 서부 포르투게사주에 있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폭동이 났다.
이 단체는 무기를 소지한 일부 재소자들이 일으킨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포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수감자 29명이 숨지고, 경찰 1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최소 한차례의 폭발도 보고됐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양측의 충돌은 무장한 일부 수감자가 면회객을 인질로 붙잡고, 경찰특공대가 투입되면서 시작됐다.
익명을 요구한 당국자들은 집단탈옥 시도를 막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겼다고 설명했지만, 인권단체는 경찰의 진압을 수감자 집단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인권단체인 '자유의 창'(A Window to Freedom)의 카를로스 니에토는 "아침에 당국이 경찰특공대를 보냈고 거기에서 충돌이 있었다. 당시 무기를 가지고 있던 수감자들이 경찰을 향해 발포했고 수류탄도 터뜨렸다"고 설명했다.
수감자들은 경찰이 자신들을 학대했다고 주장하면서 음식물 지급과 이감을 요구했다고 니에토는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에서는 포화상태인 교도소 상황과 만성적인 사법 절차 지연 탓에 경찰서 유치장에서 몇달 동안 피의자를 구금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전역의 교도소 30곳에는 5만7천여명의 재소자가 수감되어 있다.
이날 폭동이 난 경찰서 유치장의 정원은 250명이지만 540명이 수감되어 있었던 것으로 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을 유통하거나 무기를 소지한 갱단이 교도소나 구금시설에 대해 사실상의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갱단이 통제하는 구금시설에서는 폭동이나 폭력사태가 빈발한다.
베네수엘라 프리즌 옵서버토리는 2017년 이후 3차례의 교도소 폭동으로 130명 이상의 수감자가 사망했다면서, 이런 상황을 정부가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카라보보주 발렌시아에 있는 경찰서 유치장에서는 폭동과 방화로 수감자 6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폭동 와중에 발생한 불에 타 숨졌다.
또 2년 전에는 아마소나스 주의 한 교정시설에서 유혈 충돌로 최소 39명이 죽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폭동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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