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와 합의 로힝야족 송환 지지부진…"속도 내달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 2017년 로힝야족 학살 사태 이후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 유엔난민기구(UNHCR) 수장이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 난민 송환과 관련한 결실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25일 AFP 통신에 따르면 필리포 그란디 UNHCR 대표는 전날 닷새간의 미얀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미얀마 정부 인사들과 대화는 건설적이었다"면서도 "내 메시지는 '속도를 내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란디 대표는 방문 기간 라카인주 내 로힝야족과 지역사회 인사들을 만났고, 이후 수도인 네피도로 이동해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등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과도 회동했다.
그는 "난민 송환 실행이 너무 느렸다. 결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현 상황은 로힝야족 난민들이 미얀마로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을 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정부는 2017년 말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 중인 방글라데시 정부와 '2년 내 난민 송환'에 합의하고 이듬해 초 송환을 시작하려 했다.
그러나 난민들이 본국행의 조건으로 신변 안전 및 시민권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송환 작업은 중단됐다.
방글라데시도 총선을 이유로 관련 논의를 미루면서 본국 송환 작업은 더욱 지지부진해졌다.
미얀마에서는 2017년 8월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 등을 급습했다. 미얀마군은 ARSA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토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이 사망하고 로힝야족 74만여명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해 현재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 거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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