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바른미래, 정상화까진 '지뢰밭'…혁신위 출범 주목(종합)

입력 2019-05-26 18:59  

한숨 돌린 바른미래, 정상화까진 '지뢰밭'…혁신위 출범 주목(종합)
당권파, 사퇴 공세 꺾인 사이 '혁신위' 추진…'외부 인사 영입' 가닥
바른정당계 "들러리 혁신위 반대"…안철수계 '정병국 혁신위' 촉구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악화일로로 치닫던 바른미래당 내홍 사태가 일단 한 고비를 넘기고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손학규 대표의 면전에서 퇴진 맹공을 퍼붓던 바른정당계가 '주포' 하태경 최고위원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발목이 잡히며 목소리를 낮췄고, 이를 계기로 당내 갈등이 잦아드는 모양새다.
여기에 손 대표의 인사권을 인정한 법원 결정으로 당권파 대 바른정당계의 팽팽했던 힘의 균형은 당권파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계속되는 파열음에 따른 부정적 여론도 '손 대표 퇴진론'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바른정당계 내에서 손 대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자는 강경론이 만만치 않아 당 정상화는 현재로서 요원한 상황이다.



일단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바른정당계의 공세가 사실상 '끝물'이라고 판단하고 당초 공언한 혁신위원회 등을 실행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계인 오신환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최고위에서 "용퇴를 거부했다면 당 운영이라도 민주적으로 해서 잡음이 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한 점을 당권파는 '퇴진론 철회'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권파 한 의원은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최고위가 시끄러운 것은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며 "일부 최고위원이 며칠 더 물고 늘어질 수는 있지만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당권파 의원은 "바른정당계가 이제는 임시 최고위 소집도 하지 않는 등 동력을 상실한 모양새"라며 "손 대표가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혁신·개혁 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대표 측이 구상하는 혁신·개혁 노선은 그가 앞서 제안한 혁신위원회와 총선전략기획단 출범을 뜻한다.
현재 손 대표는 혁신위를 이끌 중량감 있는 인물을 당 바깥에서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지난달 자신에 대한 사퇴론이 들끓자 바른정당 출신 5선인 정병국 의원에 혁신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최근에는 외부 인사 영입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의원은 당내 갈등 상황에서 바른정당계 쪽에 힘을 실어줬던 게 사실"이라며 "손 대표는 당의 정상화를 위해 외부 인사가 혁신위원장을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김한길 혁신위원장설'도 나왔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당권파 인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결국 혁신위의 원활한 출범 여부는 바른미래당 내홍 사태의 진정이냐, 재연이냐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바른정당계는 혁신위 출범을 놓고 찬반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적잖은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손 대표의 단계적 퇴진을 위한 혁신위 설치에는 반대함에 따라 당권파와 바른정당계의 충돌은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바른정당 출신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손 대표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들러리 혁신위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도 "혁신위 자체가 손 대표의 아이디어로, 손 대표의 정치적 생명만 늘려주는 것이라 찬성할 수 없다"며 "또한 혁신위원장에 누구를 앉히느냐 등을 갖고 싸우기 시작하면 최소 두 달은 그냥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안철수계가 주축이 된 6∼7명의 의원은 당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손 대표가 앞서 제안했던 '정병국 혁신위' 카드가 유효하다고 보고 조만간 이를 촉구하기 위한 집단 성명을 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정병국 혁신위'는 이미 계파를 넘어 공감대가 한번 형성됐었다"며 "지도부 스스로 제안했던 안인 만큼 다수 의원의 요구를 마냥 거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정당계 일각에서는 '손 대표 흔들기'를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전략도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한 바른정당계 의원은 "하루 이틀에 끝날 싸움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압박을 조였다가 풀었다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바른정당계는 국민의당계와 연합해 '손 대표 사퇴론'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리려 하나 양측 간 다소의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취임 당시 손 대표 진퇴 등을 논의하자며 제안했던 '의원단 워크숍'은 약속과 달리 이달 내에는 열리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오 원내대표는 워크숍을 '의원연찬회'라는 이름으로 추진했으나 국외에 체류 중인 의원들이 많아 일정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bang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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