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연설서 "日, 오랫동안 상당히 유리했지만 공정해질 것…美에 투자하면 엄청난 보상"
소프트뱅크·도요타의 美우버 투자도 언급…"대일무역적자 감축 의지"
(도쿄·워싱턴=연합뉴스) 김병규 백나리 특파원 = 25일 일본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일정은 일본 기업인들과의 만찬이었다.
그는 일본 주요 기업 경영자들이 대거 모인 자리에서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오랫동안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면서 공정한 무역과 대미투자를 압박했다.
백악관 공동취재진과 NHK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도쿄 미나토(港)구 주일 미국 대사관저에서 미국 및 일본 기업인들과 만찬을 했다.
만찬에는 소프트뱅크,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혼다자동차, 라쿠텐, 히타치(日立)제작소, 미쓰비시(三菱)UFJ파이낸셜그룹 등 일본 주요 기업의 경영자 30명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여러분이 아는 대로 미국과 일본은 양국에 이익이 되는 무역협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오랫동안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괜찮다. 그래서 여러분이 우리를 그렇게 좋아하는 건지도 모른다"며 "(지금부터는) 좀 더 공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무역) 합의로 우리는 무역 불균형 문제를 다루고 미국 수출의 장벽을 제거하고 우리 관계에 공정함과 상호주의를 보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기업인들에게 대미투자 확대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여러분이 미국에 투자하는 문제와 관련해 지금의 놀라운 기회를 잡는 데 합류한다면 투자에 대한 엄청난 보상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프트뱅크와 도요타자동차가 최근 미국의 차량호출 서비스업체인 우버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사실을 거론하기도 했다. NHK는 트럼프 대통령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자동차 사장에게 미국 경제에 공헌해줘 감사하다는 인사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은 지금까지 없었던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레이와 시대에 경제적인 연대가 더욱 굳건해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은 특별한 축하를 위한 것이다. 무역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한 방문은 아니다"라고 짐짓 선을 긋기도 했다.
그가 말한 '특별한 축하'는 새 일왕의 즉위와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令和) 시대의 개막에 대한 축하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연설에서는 미일 무역협상과 일본 기업의 대미투자 관련 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 무역 불균형 해소에 큰 관심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NHK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협상을 통해 대일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는 의욕을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일본의 미국 무기 구매도 거론했다.
그는 "우리(미국)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군사 장비를 만들고, 가장 좋은 전투기를 만들며 가장 좋은 미사일과 가장 좋은 로켓, 가장 좋은 모든 것을 만든다. 일본은 아주 다량으로 주문을 하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진행되는 모든 것을 고려하면 적절한 행보일 것이다. 세계는 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