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엄한 경비 속 한달만에 '골프외교'…트럼프 "일본인들 골프 사랑해" 트윗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 일본 수도권 지바(千葉)의 골프장에서 함께 골프를 치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지바(千葉)현 모바라(茂原)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아침 식사를 함께 한 뒤 골프를 쳤다.
두 정상은 각자 헬기로 골프장에 도착했다. 아베 총리가 먼저 도착해 헬기 착륙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 뒤 직접 운전하는 카트에 태워 조식 장소로 이동했다.
두 정상은 웃는 얼굴로 악수를 나누고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지만, 골프장 주변에서는 아침부터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골프 외교는 이번이 5번째다. 두 정상은 그동안 상대방 국가를 방문할 때 대부분 골프 라운딩을 함께 해왔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장에서 18홀 코스를 함께 돈 바 있어서 한 달 만에 다시 라운딩을 가졌다.
교도통신은 두 정상이 긴장을 푼 채 의견을 교환하며 신뢰 관계를 깊게 하기 위해 골프를 함께 했다고 전했다. NHK도 공통의 취미인 골프를 통해 친교를 깊게 하기 위해 라운딩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골프 라운딩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화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아베 총리와 지금 골프를 치려고 한다. 일본은 이 게임(골프)을 사랑한다.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필 미컬슨의 엄청난 팬들이다. 내가 게리 플레이어는 어떤지 물었더니, 그들은 '게리도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이날 라운딩에는 원로 골프선수 아오키 이사오(靑木功)도 초청됐다. 그는 1983년 소니오픈에서 우승해 일본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이 된 바 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오키 선수는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 당시 아베 총리 주최로 열린 만찬에 초청됐는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 시합을 언급하며 그의 퍼팅 실력을 칭찬한 바 있다.
이날 두 정상이 라운딩을 한 골프장은 공교롭게도 전날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한 곳이다. 이 지진으로 인해 골프장이 있는 무바라시에는 진도3의 흔들림이 감지됐지만, 별다른 피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었다.
두 정상은 골프가 끝난 뒤 오찬을 함께한 다음 도쿄(東京) 료고쿠(兩國)에 있는 국기관에서 스모 경기를 관전하며 밀월 행보를 이어나간다. 스모 경기 관전에는 멜라니아 여사와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여사도 동행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저녁에는 도쿄의 번화가 롯폰기(六本木)에 있는 아늑한 분위기의 일본식 선술집 '로바다야키'에서 만찬을 함께 한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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