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황금종려상 빼고 다른 상들 비정상적이고 당황스러워" 혹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차지하면서 막을 내린 이번 칸 영화제의 수상 명단을 두고 프랑스의 유력지 르 피가로(Le Figaro)가 "봉 감독의 수상에 이견은 없다"면서도 "다른 상들은 비정상적이고 당황스럽다"고 혹평했다.
르 피가로는 26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서 '황금종려상을 제외하고는 칸의 심사위원들은 모든 면에서 틀렸다'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를 싣고 칸 영화제의 선택을 비판했다.
이 신문은 "제72회 칸 영화제는 경쟁 부문의 뛰어난 수준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지만 수상 명단이 이런 높은 수준을 반영했느냐는 점에서는 확실치 않다"고 했다.
신문은 "봉준호의 황금종려상은 모두를 수긍케 했지만 다른 상들은 당황스럽고 비정상적"이라면서 멕시코 출신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를 위원장으로 한 경쟁부문 심사위원회의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등의 선택을 비판했다.
르 피가로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두 주연인 브래드 피트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 공동 남우주연상을 줄 만했다면서 안토니오 반데라스에게 돌아간 남우주연상에 의문을 표했다.
반데라스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인 '페인 앤 글로리'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르 피가로는 "이를 두고 황금종려상을 기대했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에 대한 보상 같다"면서 "교활하고 우아한 방식인지, 잔인하고 아이러니한 것인지?"라고 반문했다.
스페인 영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알모도바르는 칸 영화제에서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으로 감독상을, '귀향'(2006)으로 각본상을 받았고, 2017년에는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했으나 황금종려상과의 인연은 없었다.
이번 영화제에서도 알모도바르는 자신의 인생을 담은 '페인 앤 글로리'로 황금종려상을 노렸지만, 주연을 한 반데라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르 피가로는 "올해 69세인 알모도바르가 황금종려상을 탈 가능성은 심각하게 줄고 있다"고 전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리틀 조'의 에밀리 비샴에 대해서도 신문은 "심사위원회는 제시카 하우스너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여배우를 끌어냈는데 그의 아들 역할을 한 소년이 더 평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르 피가로는 테런스 맬릭 감독의 '어 히든 라이프'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는데도 수상에 실패한 것에도 의문을 표시한 데 이어 "이미 두 번의 황금종려상을 받은 다르덴 형제에게 또 상을 줄 필요가 있었느냐"고 지적했다. 벨기에의 다르덴 형제는 '영 아메드'로 이번에 감독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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