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합 24% 득표예상, 중도 집권당 누르고 1위 관측…"마크롱 거부한 것"
녹색당, 공화·사회당 제치고 3위 '약진'…투표율 5년 전보다 10%P 올라
엘리제궁 "실망스럽지만 그리 나쁘진 않아"…국정추진에 큰 부담될 듯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극우·포퓰리즘 성향의 국민연합(RN)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성향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중도좌·우파 기성 정당들이 2017년 대선과 총선에서의 참패 이후 '몰락'을 다시 한번 확인한 가운데 녹색당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 해리스인터랙티브와 에포카의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마린 르펜이 이끄는 RN의 예상 득표율은 24∼24.2%로 프랑스의 유럽의회 선거 정파 중 1위를 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크롱의 집권당인 LREM은 22.5∼23%의 득표율로 RN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녹색당(EEVL)이 12∼12.7%의 득표율로 3위로 예상됐다. 녹색당의 2014년 유럽의회 선거 득표율이 8.9%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에서 '약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크롱 대통령의 신당 LREM의 등장 전까지 프랑스 정치를 양분했던 공화당(중도우파)과 사회당(중도좌파)은 이번 선거에서도 참패를 기록했다.
공화당은 출구조사 결과 8∼8.1%를 득표해 4위, 사회당은 6.3∼6.5%의 득표로 6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RN의 유럽의회 선거 1순위 후보 조르당 바델라(23)는 "프랑스인들이 마크롱에게 겸손하라는 선명한 메시지를 줬다"면서 "그와 그의 정치를 (유권자들이) 거부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엘리제궁에선 '실망스럽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엘리제궁 관계자는 투표 종료 이후 출구조사 결과를 본 뒤 "물론 실망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 유럽연합 선거에서 집권세력의 성적과 비교해보면 꽤 괜찮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국민이 변화를 느끼는 것"이라면서 "이미 실업률과 구매력 등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며 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N이 이름을 바꿔 달기 전 국민전선(FN)이었을 당시인 2014년 유럽의회선거에서도 이미 1위를 한 적이 있고, 당시 FN의 득표율 24.9%와 비교하면 이번 선거의 RN의 예상 득표율이 그에 못 미치므로 집권당으로서는 '선방'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표율이 2014년 때보다 10%포인트 높은 52%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집권 3년차를 맞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프랑스 유권자들이 심판을 내린 것이라는 인식이 이어지면 정부와 집권당으로서는 국정과제 추진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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