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직접 영접…저녁 궁중만찬도 예정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일본 국빈방문 사흘째인 27일 오전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마련한 궁중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3분께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지요다(千代田)에 있는 고쿄(왕궁) 내 궁전(宮殿, 규덴)에 승용차편으로 도착해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雅子) 왕비의 영접을 받았다.
붉은 카펫을 따라 궁전 동쪽 정원에 마련된 환영식장으로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가슴에 손을 얹어 예를 표했다.
이어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君が代)가 연주됐다.
붉은색 넥타이에 검은 양복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면서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지난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의 첫 국빈이 됐다.
2017년 11월에 이어 2번째로 일본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나루히토 일왕 부부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번 방일 때는 당시 일왕이던 아키히토(明仁) 상왕 부부만 예방했고, 왕세자이던 나루히토 일왕은 만나지 않았다.
일본 언론은 나루히토 일왕이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함으로써 즉위 후 국제친선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20분가량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부부 야외 환영식에는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으로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아키시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 왕세제 부부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부부 및 다른 각료 등이 배석했다.
새 연호 레이와(令和) 시대를 연 나루히토 일왕은 첫 국빈으로 맞아들인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궁전 안 '다케노마'(竹の間)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눴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궁중만찬을 대접한다.
나루히토 일왕이 궁중 내 호메이덴(豊明殿)에서 베푸는 궁중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인사말을 할지 주목된다.
아키히토 전 일왕은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두 나라가 일찍이 전쟁한 역사를 갖고 있지만, 그 후의 우호관계와 미국의 지원으로 오늘날 일본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궁중만찬에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함께 친 프로골퍼 아오키 이사오(?木功),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山中伸?) 교토(京都)대 iPS 세포연구소장이 배석한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28일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나흘간의 국빈 방일 일정을 마치고 떠나기에 앞서 고쿄 인근의 숙소 호텔로 가서 환송인사를 할 예정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외국 손님을 대상으로 하는 일왕의 국빈접대는 일본 외무성이 정한 5단계 예우 가운데 최상위다.
국왕이나 대통령 등 국가원수급을 대상으로 하는 국빈접대는 고쿄 내 궁전 동쪽 정원에서의 환영식전, 일왕 부부와의 회견, 궁전 '호메이덴'에서의 궁중만찬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귀국 전 일왕 부부가 상대방의 숙박 시설에 가서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왕족일 경우는 일왕 부부가 함께 도쿄 근교 등에 외출하기도 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루히토 일왕 접견 후 아베 총리와 도쿄에 있는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오후에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을 면담한다.
이어 아베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일왕 주최의 궁중 만찬에 참석한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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