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이어 2번째 면담…피해자 가족들, 북일회담 성사 지원 요청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가족들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에서 납치 피해자인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실종 당시 22세)의 형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 씨, 요코타 메구미(橫田 めぐみ·실종 당시 13세)의 모친인 사키에 씨 등과 면담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날 납치 피해자들의 사진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의 손을 잡으며 납치 문제에 대해 "매우 슬픈 얘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들(납치피해자 가족들)의 사랑스러운 가족들을 마음 속에 기억하고 있다. 납치 문제는 항상 내 머리 속에 있다"며 "(납치 피해자들의 사연은) 매우 슬픈 얘기다. 어머니에 대해, 딸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되도록 납치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만난 것은 이번이 2번째다. 그는 지난 2017년 11월 일본 방문 당시에도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만남을 가졌다.
40분 가량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피해자 가족들은 북일 정상회담의 조기 성사를 위해 힘써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이날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조건을 달지 않고 정상회담을 실현할 계획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리며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추측된다.
아베 총리는 납치 피해자 가족과 만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귀중한 시간을 내서 피해자 가족들과 만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줬다. 하노이 등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납치 문제에 대해 내 생각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말해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아베 총리가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러분들의 위대한 총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우리들은 납치 문제에 대해 협력하며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에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며 북한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북한이 간첩을 위한 언어교사로 활용하기 위해 일본 해변에서 13세 소녀를 납치하기도 했다"면서 "모든 국가가 북한이 적대적 행위를 멈출 때까지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해 함께 할 때"라고 강조했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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