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논란'에도 손흥민 선발한 벤투…"훈련 시간 부족하다"

입력 2019-05-27 15:25   수정 2019-05-27 16:47

'혹사 논란'에도 손흥민 선발한 벤투…"훈련 시간 부족하다"
손흥민, 월드컵·아시안게임에 이어 빡빡한 일정 소화
이번에는 시즌 종료 후 휴식 길어…누적된 피로는 크지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대표팀 특성상 함께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합니다. 평가전에서 충분히 훈련해야 이후 월드컵 예선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벤투 감독은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6월 호주, 이란과의 A매치(축구대표팀 간 경기)에 나설 대표팀 소집 대상 선수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소집 당시 주장 완장을 찼던 손흥민(토트넘)은 이번에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3일로 예정된 대표팀 소집일에는 합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리버풀(잉글랜드)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오가며 20골을 몰아친 손흥민은 결승전 출전이 유력하다.
경기를 마친 후 손흥민은 휴식 없이 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전망이다.

10시간 이상의 비행을 통해 귀국한 후, 곧장 대표팀에 합류해 7일 호주전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빡빡한 일정에 '혹사'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지만,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명단에서 제외할 수 없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이 열리는 9월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손흥민에게 매우 뜻깊고 특별한 순간 될 것"이라며 "대표팀에는 늦게 합류하더라도 일단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집중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수들의 상황도 고려를 해야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A 매치 기간에는 대표팀 일정을 따라야 한다"며 "대표팀 특성상 손발 맞출 수 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평가전에서 충분히 훈련해야 이후 월드컵 등을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내내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47경기에 출전한 그는 대표팀에서도 아시안게임 6경기와 A매치 9경기(아시안컵 3경기·평가전 6경기)를 뛰었다. 총경기 수는 62경기에 달한다.
지난해 6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손흥민은 제대로 휴식할 틈도 없이 소속팀의 프리시즌 경기에 나섰다.
뒤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한 그는 6경기에 출전해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이후 소속팀에 복귀한 손흥민은 곧바로 정규리그에 나섰다.


대표팀의 부름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1월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를 치른 그는 곧바로 비행기에 올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에 합류했다.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16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경기에 바로 투입된 그는 89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가혹할 정도로 바쁜 스케줄에 '혹사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손흥민은 이어진 바레인과의 16강전과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도 선발로 출전했다.
벤투 감독도 손흥민을 배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호주에서 치러진 지난해 11월 A매치 기간에는 손흥민을 소집하지 않았다.
아시안컵 준비 기간과 조별리그 1, 2차전도 손흥민 없이 치러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에서는 빠짐없이 손흥민을 찾았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스트라이커부터 측면, 중앙 미드필더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그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었다.
월드컵 예선 시작 이전 마지막 평가전인 이번 6월 A 매치에서도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빼놓을 수 없었다.
벤투 감독은 "기간이 짧은 대표팀 특성상 지금 명단과 9월 월드컵 예선 대표팀 명단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단을 최종 점검하는 이번 평가전에서 가장 중요한 조각인 손흥민을 빼놓고는 제대로 손발을 맞춰볼 수 없다는 게 벤투 감독의 생각이다.
다행인 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일찌감치 끝났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4일 본머스전을 끝으로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12일 에버턴과의 최종전에는 징계로 나서지 않았다.
9일 아약스(네덜란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이후로는 경기를 치르지 않고 쉬고 있다.
충분한 휴식 후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치르는 것이기에 이전처럼 누적된 피로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벤투호는 6월 7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 주 경기장에서 호주와 평가전을 치른 뒤 같은 달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평가전을 갖는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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