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우려는 소수의견 자극…원화 약세는 부정적 환경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오는 3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지에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은 한은이 머지않아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신호로 시장에서는 해석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동결할 것으로 대부분 전망하지만 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 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소수의견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경기둔화 우려와 낮은 물가 등을 근거로 든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달 초 조동철 금통위원은 저물가에 대응한 통화정책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금리인하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물가상승률은 0.8%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실질금리 상승 부작용이 설비투자 급감, 자영업 부진, 한계가구의 소비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며 "5월 수출도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는 등 경기지표도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5월 중 조동철 위원의 비둘기파 발언에 이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등 한국 통화정책의 완화대응을 권고하는 기관도 늘고 있어 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 기대가 크다"며 "5월에 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8일 '지나친 저물가를 우려할 시점'이라고 언급한 조동철 위원, 과거에 금리 인상과 인하 모두 선제적 판단을 한 고승범 위원, 조 위원과 함께 작년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한 신인석 위원이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원화가 빠르게 절하돼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이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채권금리는 만기 5년물까지 기준금리(연 1.75%)를 밑도는데 이는 이미 1회 이상의 금리 인하를 반영한 상황"이라며 "5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없으면 조정 장세가 불가피하지만 최근 가파른 원화 약세로 금리인하 소수의견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5년물 금리까지 기준금리를 하회하면서 인하 기대감을 100% 이상 반영했으나 추가경정예산 통과와 대외 중앙은행의 기조 변경 가능성을 고려하면 당장 한국은행이 인하 가능성을 개진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동철 위원 발언은 당장 소수의견을 촉구하기보다는 중장기 물가안정목표제 수정에 대한 의견을 거론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며 "향후 소수의견을 개진할 가능성이 내재했으나 당장 5월 소수의견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지금까지 열린 금통위에서 모두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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