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웅 "단체장 실적 쌓기 사업 있다"…구충곤 "보수 프레임과 닮아"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지방자치단체의 교육복지 사업을 놓고 장석웅 전남도교육감과 구충곤 화순군수가 갈등을 노출했다.
"단체장 실적 쌓기용 사업이 있다"는 장 교육감의 발언에 구 군수는 이례적으로 지역 신문에 기고를 실어 반박했다.
28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장 교육감은 지난 13일 도교육청 확대 간부회의에서 지자체와의 원활한 교육 협력 추진을 주문했다.
논란이 된 발언은 광양시와 추진하는 한국 창의예술고 설립 사업의 의미를 강조한 뒤 나왔다.
장 교육감은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며 "지자체가 의욕이 지나쳐 학교를 대상으로 직접 사업을 하고, 단체장 실적 쌓기용으로 비치는 사업을 무리하게 하려는 사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구 군수는 발끈했다.
화순군은 4개 고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여행과 연계한 해외 역사문화 탐방비용 일부를 부담하기로 했다.
지원금은 1인당 40만원이며 기초생활 보장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은 예산 범위에서 추가로 지원한다.
구 군수는 화순군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이날 광주 한 지역 신문에 '지자체의 교육복지 확대에 찬물 끼얹는 교육감'이라는 제목의 기고를 실었다.
구 군수는 기고에서 "'단체장 실적 쌓기' 발언은 학교 급식(무상 급식) 지원을 두고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고 퍼주기라고 몰아세웠던 과거 보수의 프레임과 본질에서 닮았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다"며 "이런 왜곡과 비난은 지자체와 힘을 모아 교육복지를 확대하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교육 수장이 할 일이 아니다"고 저격했다.
도교육청과 화순군은 최근 지역 교육장 공모, 공동학군제, 야구장 설립·운영 등 교육 현안 과정에서 엇박자를 내온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도교육청은 장 교육감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교육청과 지자체의 협력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일부 발언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했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화순을 비롯해 어떤 지자체도 특정하지 않았고 해당 발언은 활발하고 내실 있는 교육 협력의 방향을 고민하자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며 "교육감이 군수와 통화해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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