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中 군사압박에 굴복 않는다"…긴급 비상활주로 이륙 훈련

입력 2019-05-28 12:39   수정 2019-05-28 15:02

대만 "中 군사압박에 굴복 않는다"…긴급 비상활주로 이륙 훈련
군복·군화 차림 차이잉원 '항전 의지'…"민주사회 수호가 국방 목표"
훈련장 주변선 시민들 "대만 화이팅" 구호…對中 시위장 방불케 해


(타이베이·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김철문 통신원 = 28일 새벽 6시(현지시간) 대만 서부 장화(彰化)현의 중산(中山) 고속도로.
이른 새벽부터 공대공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F-16V, 미라주-2000, IDF(경국호), E-2K 조기경보기 등 대만 공군기들이 굉음을 내며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잇따라 하늘로 날아올랐다.
중국 인민해방군 침공으로 공군 기지가 파괴된 상황을 가정해 대만 공군이 비상활주로인 고속도로를 이용해 반격에 나서는 연습에 나선 것이다.
2014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실시되는 대규모 비상활주로 훈련은 최근 부쩍 고조된 중국 본토와 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이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한광(漢光) 35호 훈련의 일환으로 전투기 비상활주로 이륙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한광훈련은 대만이 중국군의 무력 침공 상황을 가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1984년 이래 매년 실시해온 대규모 훈련이다.

훈련에는 일반에 최초로 공개된 대만의 최신예 전투기 F-16V를 비롯한 항공기 13대, 차량 215대, 군병력 1천636명이 투입됐다.
비상활주로 주변에는 중국군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포대도 배치됐다.
훈련은 언론과 일반인에게 전면 공개되면서 대만의 대중국 항전 의지를 표현하는 '공개 시위'를 방불케 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군복을 입고 군화까지 신은 채 훈련을 참관했다. 그는 지난달 4일에도 공군 전투비행단을 찾아가 조종사 복장으로 F-16 전투기 조종석에 앉기도 했다.

차이 총통은 훈련을 마치고 "국토와 주권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와 자유를 굳건히 지키고 양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공(중국)의 원양 해군 훈련과 전투기들의 대만 포위는 지역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어 고도의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국방의 최고 목표는 주권, 민주주의, 자유 사회의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상활주로 주변에 모여든 대만인 중 상당수는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를 흔들며 "대만 공군 화이팅"을 잇따라 외쳤다.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이 2016년 집권한 이후 중국은 군사, 외교, 경제 등 전방위적으로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대만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경계심이 부쩍 커졌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움직임 역시 올해 들어 더욱 공세적으로 변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엔 중국 전투기들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넘어 대만 전투기와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중국군은 또 최근 다수의 함정과 항공기를 투입해 대만 주변을 따라 이동하는 '포위 훈련'에 나서는가 하면 대만과 불과 100해리(약 185㎞) 떨어진 곳에서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하기도 했다.
대만 당국은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규모 군사 훈련으로 맞대응하면서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대만군은 지난 22일 적군이 전투기와 군함을 동원해 대만 북부에 상륙하려는 상황을 가정해 22척의 군함과 전투기 22대를 동원해 적군을 물리치는 해·공군 합동훈련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 고조 상황이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렸던 차이 총통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작년 11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차이 총통은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나는 등 큰 정치적 타격을 받으며 재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했다.
하지만 올해 중국과의 갈등이 부각되고 차이 총통이 대중국 강경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민진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차이 총통 지지율은 급반등하는 추세다.
아직 대만의 주요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국민당 총통 후보군인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그룹 회장에게는 다소 밀리고 있지만, 작년 말과 비교하면 차이 총통이 상당히 고무적인 상황 변화를 맞이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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