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사태 대비 한마음회관 주변 경찰 19개 중대 배치 '비상'
주총 하루 전 30일 현대중·대우조선해양 노조 1박 2일 노동자대회 개최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물적분할(법인분할)에 반대하며 주주총회장인 한마음회관을 점거한 지 이틀째인 28일 건물 주변 곳곳에 노조의 천막이 설치되고, 인근에 경찰 병력이 배치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노조는 울산시 동구 전하동 한마음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농성 분위기를 이어갔다.
조합원 수백 명은 "자회사로 전락하는 법인분할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 모자를 쓴 머리에는 붉은색 띠를 둘렀다.
이들은 회사 측에 법인분할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불렀다.
한마음회관에는 "노동자 다 죽이는 법인분할 중단하라"는 붉은색 글씨가 적힌 흰색 대형 현수막이 설치됐다.
옥상과 건물 진입 도로 등 곳곳에는 '결사 항전', '총파업', '단결 투쟁' 등과 같은 말이 적힌 깃발 수십 개가 나부꼈다.
한마음회관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다른 출입문들도 봉쇄됐다.
건물 1층 통유리 바깥쪽은 노조가 설치한 나무판자로 막혀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판자로 막히지 않은 통유리는 노조가 안쪽에서 쌓은 의자 더미에 가려져 있었다.
출입문 주변에는 조합원 수십 명이 배치돼 외부 접근을 막았다.
정문을 비롯한 건물의 각 출입문 옆과 주차장, 잔디밭 등지에는 노조가 설치한 크고 작은 천막과 텐트가 자리 잡아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1일까지 농성이 계속될 것임을 짐작하게 했다.
현재 한마음회관 안에는 조합원 수백명이 들어가 농성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건물 안으로는 같은 조합원들마저도 출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조합원은 "우리도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내부가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외부인에 대한 노조의 경계도 심해졌다.
취재진이 집회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자 몇몇 조합원이 다가와 "사진을 왜 찍느냐", "어느 언론사에서 나왔느냐" 등을 물어보고 명함을 확인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회사 측 사람 등으로 오해를 살 염려가 있으니 미리 허락을 받고 취재를 해 달라"고 취재진에게 요청했다.
오전 11시께는 한마음회관 안에 입주한 식당, 커피숍 등의 업주와 외국인학교 교장 등 10여명이 찾아와 노조에 안으로 들여보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노조가 거부해 무산됐다.
이들은 동부경찰서를 찾아가 노조에 대한 퇴거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중공업 측도 한마음회관에 대한 시설물 보호와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요청했다.
한마음회관 맞은편 울산대병원 주차타워 옆과 길 건너편 아파트 주변 등에는 경찰 병력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배치된 경찰은 19개 중대 2천명가량이다.
다만 조합원들이 많이 몰려 있는 한마음회관과는 다소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노조는 오는 30일 대우조선해양 노조 조합원과 영남권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합류하는 노동자 대회를 한마음회관 인근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열 계획이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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