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현재 16개사로 작년 연간 12개사 상회…6년만에 1만명 넘을 듯
인건비 억제, 성장분야 집중위해 형편 좋을 때 '환경악화' 대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정년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일본 상장기업이 늘고 있다.
직원을 줄여 인건비를 억제하기 위해서지만 경영실적이 좋은 회사에서 장래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퇴직신청을 받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東京)상공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올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발표한 회사는 이달 13일 현재 16개사로 작년의 연간 12개사를 이미 넘어섰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5일 전했다.
모집인원(미정기업은 신청자 수)도 6천697명으로 작년 연간실적 4천126명을 넘어섰다. 올해 연간으로는 1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의 희망퇴직 모집 규모가 1만명을 넘기는 급격한 엔화 강세로 제조업의 희망퇴직 모집이 두드러졌던 2013년 이래 6년만이다.
올해 신청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후지쓰(富士通)의 2천850명이며 이어 코카콜라보틀링재팬홀딩스 950명, 도시바(東芝) 823명 등의 순이다. 이들 3사 모두 직전 회계연도 결산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실적보다 크게 감소했다.
반면 희망퇴직 신청자가 700명으로 4번째로 많은 아스테라스제약은 영업이익이 10% 이상 증가했다. 172명이 신청한 중외제약도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정부의 의료비 억제 등으로 사업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퇴직신청을 받기로 결정했다.
퇴직금에 웃돈을 얹어주는 희망퇴직 모집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2000년대부터 불황기에 반복되고 있다. IT(정보기술) 거품이 터진 2002년에는 4만여명을 모집했고 리먼 사태 직후인 2009년에는 191개사가 2만3천명을 모집하면서 희망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퇴직을 강요한 사례가 많았다.
도쿄상공리서치 관계자는 "경영환경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성장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경기가 괜찮고 경영실적이 좋을 때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는 경영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은 올해 1월 "종업원의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보수체계를 만드는게 일본의 활성화에 중요하다"면서 "실적이 좋지 않거나 의욕이 없는 사람은 조기에 퇴사하는게 당사자에게도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기자회견에서도 "되지도 않을 사업을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유지하는 건 피고용인에게도 큰 불행"이라고 말했다.
아사히는 그러나 희망퇴직자 모집회사중 10개사가 '45세 이상'을 조건으로 하고 있는 점을 들어 임금이 높은 중장년층이 희망퇴직 타깃이 되고 있다면서 이 세대는 자녀 교육비 등으로 가뜩이나 가계가 어려운데 직종을 전환하기도 어려워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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