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안건별 찬반 투표율 공개해 주주 참여 높여야"(종합)

입력 2019-05-28 17:32  

"주총 안건별 찬반 투표율 공개해 주주 참여 높여야"(종합)
기업지배구조원, '주총 내실화 정책방안' 공청회서 제안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이뤄진 안건별 찬성·반대 투표율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배당기준일을 변경해 주총 참여 유인을 높이자는 의견 등이 나왔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주주총회 내실화를 위한 정책방안' 공청회에서 "현재 주총 안건에 대한 찬반 비율 미공개로 해당 안건에 대한 시장 평가를 확인하기가 불가능하다"며 "기업들이 주총 찬반 비율과 전체 투표율 등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연구위원은 "특히 의결정족수 충족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기업들의 경우 주주들이 실태를 파악하고 자발적으로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들이 지급하는 이사보수와 관련해 성과급 비중 등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이사보수 한도만을 승인받도록 한 현행 방식으로는 보상 체계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며 기업들의 이사보상 정책 자체를 주총에서 승인받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기업들의 배당계획이 사업연도가 끝나고 이듬해 연초에 공개되는데도 배당기준일은 그 전년도 연말이어서 투자자들이 배당계획을 모른 채 '깜깜이 배당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배당계획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해 주총에서 통과되게 하고 배당기준일은 배당결의 공시 이후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주주들은 배당을 받기 위해서라도 주총 개최 시까지 주권을 유지하면서 의결권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투자자들 역시 배당계획에 따라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송 연구위원은 또 주총 소집공고 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공개를 의무화해 정기주총을 4∼6월에 개최하도록 하고 소집공고 기간을 현행 '주총 전 2주'에서 '주총 전 4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주총소집 통지 때 참고서류에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고 소집공고 시한도 '주총 전 2주'에서 '주총 전 4주'로 변경하는 내용의 '주주총회 내실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패널토론에 참석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김춘 실장은 "주총 소집공고 기한을 확대하면 인수합병이나 신주인수권행사 등 시급한 안건을 통과시켜야 할 임시주총의 경우에는 사업 리스크를 증가시킨다"며 "법으로 강제하기보다는 연성규범을 통해 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당기준일은 법에 명시돼 있어 현행법상으로는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입법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을 '상장사 주총업무 담당자'라고 소개한 한 방청객도 "올해 주총에서 감사선임 안건을 통과시키려고 소액주주 집까지 찾아가는 등 여러 노력을 했지만 3%룰(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 지분 중 3%만 의결권을 인정하는 것)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며 "상장사가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끔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명한석 법무부 상사법무과장은 "주총 내실화는 주주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절차적 관점에서 미흡한 점을 개선하려는 것"이라며 "기업들의 부담 우려도 잘 알지만 어떤 면에서는 (잘못된 점을) 고치게 하려면 부담을 줘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부담되니 연성규범으로 가겠다고 하는 것은 제도를 바꾸려는 취지와는 안 맞는 것 같다"며 "관행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도 "회사 이익이냐 주주 이익이냐 하는 문제에서 지금까지는 회사 이익이 너무 강조된 면이 있다"며 "경도된 것의 평균추를 잡아준다는 입장에서 주주 참여 인센티브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들고 고쳐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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