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형제단 등 반대파 강력탄압…英인권단체, '인권위기' 규정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6년 전 집권한 이후 반대파를 강력 탄압하면서 이집트에서 2천440명 이상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영국 인권단체 '리프리브'를 인용해 보도했다.
리프리브는 대부분 집단 재판을 통해 15명 이상의 피고가 유죄 판결과 함께 선고를 받는다며 이런 상황을 '인권 위기(human rights crisis)'라고 규정했다.
5차례의 집단 재판을 통해 미성년자 10명을 포함해 75명 이상이 사형 선고를 받기도 했다고 리프리브는 전했다.
아흐메드 사두마는 17세였던 2015년 '테러 행위'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집단 재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는 다음 달 항소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형인 압둘라흐만도 같은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들의 아버지인 칼레드는 "두 아들이 그런 형을 받을만했다면 내 손으로 죽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누구든 자신의 의견을 내면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는다"고 말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2013년 엘시시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수만 명이 시위와 다른 형태의 사회활동을 이유로 구금됐다. 총 144명이 처형됐고, 매년 처형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 중 상당수는 엘시시 대통령이 쿠데타로 축출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소속이고, 이 밖에 좌파 활동가와 언론인도 사형 선고를 받았다.
앞서 어린 두 형제에 대한 처벌은 카이로의 양대 축구팀의 서포터즈인 '울트라스'를 표적으로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이집트의 법체계에선 1심 판결은 최고 이슬람법 권위자인 '대 무프티'(Grand Mufti) 사무소와 항소법원을 거쳐 확정된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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