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확진에 1곳 의심 증상, 당국 "방법은 매몰뿐" 신속 신고 당부
(충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의 대표적 사과 산지인 충주지역에 과수화상병이 번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충주에서는 지난해 13곳 과수원, 4㏊에서 이 병이 발생했는데, 올해에도 확진 농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산척면 송강리의 과수원 1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데 이어 28일 인근 2개 과수원에서 추가 발생했다.
이날 같은 마을 다른 1개 과수원도 가지가 빨갛게 마르면서 구부러지는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고 신고했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배 나무에 피해를 주는 세균병이다. 나무가 불에 그슬린 것처럼 말라 죽는데, 정부는 국가검역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이 병이 생기면 나무를 뿌리째 뽑아 땅에 묻게 되는데, 그 자리에는 3년간 사과나 배, 복숭아, 자두, 매실, 아로니아, 앵두나무 등을 일절 심을 수 없다.
보상은 나뭇값과 3년 치 생산 손실 보상금이 전부다.
사과의 경우 생산 기반을 회복하는데 10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과수화상병의 감염 원인과 경로 등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사람, 꿀벌은 물론 심지어 비바람까지 과수화상병을 인근에 퍼뜨리는 매개체로 꼽힌다.
지난 27일 충주에는 9.9∼12㎜의 비가 내렸다. 농민들은 단비라며 반겼지만, 과수원 입장에서는 걱정거리일 수밖에 없다.
과수화상병은 20∼30도에서 왕성하게 퍼지지만 34도를 넘어서면 활동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여름 더위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수준의 34도를 웃도는 한여름이 되려면 시일이 꽤 남았다.
지난해 8월에는 수은주가 40도를 넘나드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기록됐지만, 예년의 경우 34도를 웃돈 날은 7월 말에서 8월 중순 사이에 나타났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충북도 농업기술원과 충주시 농업기술센터는 추가 확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산척면 송강리에는 98개 농가가 68㏊에서 사과·배 등의 과실수를 재배하고 있다.
충주의 사과 대표 산지 중 한 곳이다.
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추가 확산을 막으려면 증상 확인 후 신속히 나무를 뽑아 땅에 묻는 게 급선무"라며 "과수농가에 철저한 예찰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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