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임금' 해소 위해…'불청객' 샌더스 월마트 주총 간다

'빈곤 임금' 해소 위해…'불청객' 샌더스 월마트 주총 간다
월마트 정규직 시급 1만7천원, CEO는 총보수 280억 원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 주총장을 찾아 직원들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며 임금 인상을 강력히 촉구할 방침이다.
27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다음 달 5일 아칸소주에서 열리는 월마트 주주총회 참석, 220만 직원들의 "빈곤 임금"(poverty wages) 해소를 요구할 계획이다.
샌더스 의원은 소셜미디어 트윗을 통해 "월마트 직원들은 '빈곤 임금'을 받아 지긋지긋한 상태지만 (월마트를 소유한) 월튼가(家)는 1천700억 달러(202조 원)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며 "월마트 직원들로부터 초청을 받아 영광"이라고 말했다.
샌더스는 주총 자리에서 월튼가를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 정규직원들이 시간당 평균 14.26 달러(1만7천 원)를 받지만, 덕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총 2천360만 달러(280억 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맥밀런 CEO는 중간 급여 수준의 직원보다 1천76배를 번다. 월마트 본사가 있는 아칸소주 전체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보수를 받고 있다.
월마트 근로환경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샌더스는 월마트 직원 캣 데이비스로부터 위임권을 받아 의견을 표명하게 되는 데 회사 측으로서는 불청객을 맞아야 하는 셈이다.
샌더스는 회사 이사회의 한 자리를 요구하는 노동자 측 제안도 소개할 예정이다. 물론 이 제안이 통과될 만큼 충분한 표를 얻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샌더스는 월튼가의 거대한 부와 저임금 현장 노동자들을 비교하면서 월마트를 미국 내 대표적인 불평등 사례로 거듭 부각하고 있다.
월마트 저임 노동자의 많은 수가 정부가 주는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영양지원)나 주 및 연방정부가 자금을 대는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로 그럭저럭 살아나가는 처지라는 것이다.
반면 월튼가 재산은 미국인 하위 40%보다 더 많은 부를 갖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월마트 측은 샌더스의 주총 참석 계획에 대해 선거 캠페인 방문지로 접근하기보다는 월마트가 제공하는 경제적 기회 확대와 혜택 등을 알게 되는, 건설적인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샌더스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에 앞장서고 있다.
아마존 저격수를 자처한 샌더스는 지난해 시간당 15 달러(1만7천800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들의 복지혜택을 해당 기업에 부담하게 하는 이른바 '아마존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결국 지난해 10월 자사 근로자들의 시급을 15 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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