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과 2차전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풀타임 활약
(티히[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 축구의 기대주 이강인(18·발렌시아)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첫 승에 힘을 보태며 형들과의 추억 하나를 더 만들었다.
이강인은 29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F조 2차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후반 24분에 터진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의 결승 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면서 1승 1패를 기록해 아르헨티나와 최종전에서 패하지 않으면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강인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포르투갈과의 1차전과는 달리 공격적으로 나섰고, 정교한 패스로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전반 40분 역습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아산)에게 정교한 패스를 찔러준 이강인은 후반 30분에는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남아공 문전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남아공을 제물로 이번 대회 첫 승리를 올린 것에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무엇보다 (오늘) 이겨서 매우 기쁘다. 이 경기를 잊고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꼭 이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티히에는 장대비가 퍼부었다.
이강인은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했으니 이런 상황도 있었고 많은 것을 겪었다"며 빗속에서의 경기가 낯설지는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날의 비는 이강인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져다줬다.
그는 "비 온 게 나중에 꼭 생각날 것 같다"면서 "형들과 열심히 뛰고 이겨서 꼭 기억날 거 같다.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팀은 전반에는 남아공의 공세에 시달리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다 후반 들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강인은 "우리가 따로 신경 쓴 게 아니라 초반에는 상대 팀도 힘이 있다 보니 공격하고 열심히 뛰니까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면서 "전반 끝나고 형들과 함께 조금 더 뛰자고 이야기했고, 후반에 좋은 모습 보이고 결과도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현우의 결승 골과 관련해 "그냥 기뻤다. 형들이 좋아하고 경기에 뛰지 않은 형들까지 (그라운드에) 나와서 좋아하고 행복해했다"면서 "그런 모습을 보니 더 열심히 해 더 멀리 가고 싶고 형들이나 코치진 모두 열심히 해줘 고맙다. 끝까지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와의 3차전에 대해선 "오늘 경기에 집중했고, 아르헨티나 경기를 생각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면서도 "오늘 저녁은 형들과 행복하게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승리의 기쁨을 좀 더 누리고 싶어했다.
그는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만족하기보다는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잘되면 좋고 후회하고 싶지는 않다. 후회하지도 않는다"면서 "잘 회복해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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