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조영우, 배팅볼 아픔 딛고…5년 만에 선발 등판

입력 2019-05-29 08:12  

SK 조영우, 배팅볼 아픔 딛고…5년 만에 선발 등판
문승원 대체 선발 낙점…"이 악물고 던지겠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SK 와이번스 우완 투수 조영우(24)는 아픈 기억이 있는 선수다.
그는 한화 이글스 소속 시절 배팅볼 전담 투수로 활동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훈련 효과가 있다며 현역 투수였던 조영우에게 배팅볼을 맡겼다.
현역 선수, 그것도 현역 투수가 배팅볼을 던지는 건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는 경기 전 얻어맞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다른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할 때, 조영우는 한가운데로만 쉼 없이 공을 던졌다.
배팅볼을 던져야 해 실전 경기 출전 기회는 거의 잡지 못했다.
조영우에겐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이었다.
29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조영우는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조영우에게 가시밭길은 계속됐다.
조영우는 2015년 12월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에 입단한 정우람의 보상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상무에 입단해 군 생활을 했는데,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그는 올해 3월 실전 경기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4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 출전했다.
2015년 6월 18일 이후 4년 만에 나선 1군 실전 무대였다. 아울러 SK 이적 후 첫 등판이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는 4년 만에 던진 초구부터 공략당했다. 상대 팀 제리 샌즈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조영우는 "너무 오랜만에 등판한 경기라 분위기가 생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1이닝 동안 무려 6개의 피안타, 5자책점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두 번째 등판인 25일 NC 다이노스전에선 안정을 되찾았다.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조영우의 본모습을 발견한 SK 염경엽 감독은 그를 주시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3.38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낸 조영우의 구위를 확인했고, 1군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문승원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선발 빈자리에 조영우를 내세웠다.
그는 31일 친정팀 한화와 경기에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5년 만에 선발 등판 기회를 잡은 조영우는 "정말 어렵게 잡은 기회인 것 같다"며 "이가 깨질 듯이 악물고 공을 던지겠다. 팀에 폐를 끼치기 싫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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