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외무성 직원 찌른 뒤 70m 달려가 버스 기다리던 초등생들 덮쳐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등굣길 초등생 등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으로 일본 열도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범인이 불과 10여초 사이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NHK가 29일 전했다.
지난 28일 아침 도쿄(東京) 인근 가와사키시 다마(多摩)구 인근 주택가에선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초등생 등을 상대로 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 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양손에 든 흉기로 버스 기다리던 초등생들 무차별 공격" / 연합뉴스 (Yonhapnews)
NHK는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범인 남성이 현장에서 3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후 불과 10여초 사이에 70m 정도 이동,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초등생들에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으로 숨진 30대 남성은 미얀마어를 구사할 수 있는 외무성 직원으로, 초등학교에 아이를 등교시키기 위해 현장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범인은 당시 아무 말 없이 범행을 저질러 초등생들이 위험을 미리 알아차릴 수 없었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경찰은 자해로 숨진 범인의 범행 동기에 대해 조사 중이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범인은 현장에서 4~5㎞ 떨어진 곳에 거주했으며 이웃과의 교류는 거의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통학로를 포함해 경비를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오는 31일까지 휴교하기로 했다.
초등생 등을 덮친 이번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으로 당황한 일본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문부과학성 담당자는 "통학버스는 아동 보호 대책의 하나였는데, 이번처럼 버스를 기다리던 장소를 덮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문부과학성이 2018년 9월 전국 교육위원회에 보낸 통지에는 "통학버스 등을 등하교 안전대책의 관점에서 이용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사건은 일본에서 통학버스는 안전하다는 통념을 깬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8일 문부과학상과 국가공안위원장에게 모든 초등학교에 대해 등·하교 시 안전을 확보할 것과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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