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례 손목 수술에 무릎 부상까지…두 번째 메이저 우승 도전 '23수째'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지난 10년간 세계 테니스계는 3명의 왕이 지배했다.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그 주인공들이다.
수많은 선수가 이들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넘지 못했다.
실력이 부족하거나, 꾸준함이 모자랐다.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의 경우에는 부상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4번의 손목 수술을 받았다. 선수 생명이 끝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부상은 잦고 심각했다.
2015년 손목 부상이 재발하자 델 포트로는 은퇴를 결심했었지만, 친구들과 가족들의 설득에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재활 동안 많은 대회를 쉬어야 했고, 4위까지 올랐던 랭킹은 1천위 밖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는 굴하지 않았다. 재활을 마친 그는 차근차근 기량을 끌어올렸고, 지난 US오픈에서는 결승에까지 올랐다.
비록 조코비치에게 져 우승하지는 못했으나 또 한 번 부상을 딛고 재기한 그에게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번에야말로 다시 전성기를 맞나 싶었는데, 또다시 부상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무릎이었다.
지난 10월 오른쪽 무릎뼈에 골절상을 입은 그는 약 4개월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의사들은 그에게 수술을 권했지만, 델 포트로는 재활을 택했다.
올해 2월 델레이비치 오픈에서 잠시 복귀했다 다시 재활에 들어간 그는 5월 마드리드 오픈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대회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어진 로마 마스터스에서는 8강에서 조코비치를 상대로 3시간의 접전을 펼친 끝에 1-2(6-4 6-7 4-6)로 아깝게 패했다.
28일(현지시간) 펼쳐진 이번 프랑스오픈 1라운드에서는 니콜라스 재리(58위·칠레)를 만나 3-1(3-6 6-2 6-1 6-4)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2009년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델 포트로는 이후 10년째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첫 우승 이후 '23수' 만에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는 것이 된다.
현재까지 첫 메이저 우승 이후 두 번째 메이저 우승까지 가장 많은 도전을 한 선수는 러시아의 마라트 사핀이다.
그는 2000년 US오픈 우승 후 2005년 호주 오픈 정상에 오르기까지 14번의 도전을 했다.
델 포트로는 우승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나달, 조코비치, 페더러와의 상대 전적이 좋지 않다.
나달과는 17번 만나 11번을 졌고, 조코비치에게는 20번의 대결에서 16번을 패배했다.
페더러와의 승부에서도 25전 7승에 그쳤다.
하지만 이 세 선수가 10년 넘게 워낙 압도적인 기량을 유지했던 터라, 델 포트로가 이들에게 유독 약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반면 떠오르는 신예들과의 대결에서 델 포트로는 특히 강했다.
알렉산더 츠베레프(5위·독일)와는 2번 만나 모두 이겼고, 스테파노스 치치파스(6위·그리스)와도 1번 싸워 승리를 거뒀다.
나달의 뒤를 이어 차세대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꼽히는 도미니크 팀(4위·오스트리아)과는 4번의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만약 신예들이 나달, 조코비치, 페더러를 잡아준다면, 델 포트로는 보다 자신감을 갖고 상위 라운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클레이코트는 하드코트보다 무릎에 오는 충격이 덜하다. 무릎 부상을 달고 뛰는 델 포트로에게는 다행인 부분이다.
델 포트로는 2회전에서 니시오카 요시히토(72위·일본)와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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