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 꺾이나…소비 줄었는데 생산량 늘었다

입력 2019-05-30 06:11  

돼지고기 가격 꺾이나…소비 줄었는데 생산량 늘었다
6월 도매가격 전년 대비 700원↓ 예상…"최근 상승은 계절적 요인"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최근 급등한 돼지고기 가격이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비 감소와 생산량 증가로 돼지고깃값이 다시 하강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에 따르면 다음 달 돼지고기 ㎏당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5천192원보다 하락한 4천400∼4천600원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온 배경은 무엇보다 국내 돼지 사육량의 증가다.
올해 3월 기준 모돈(母豚)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0.5% 늘어난 106만3천 마리였다. 어미가 늘어나다 보니 전체 사육 마릿수 또한 같은 기간 0.4% 늘어난 1천120만 마리를 기록했다.
돼지가 통상 5개월 사육 후 출하하는 것을 고려할 때 다음 달인 6월 등급 판정 마릿수에 영향을 미치는 2∼4개월 돼지 사육 마릿수도 3월 기준 343만 마리에 달해 지난해 328만 마리보다 4.7% 증가했다.
다음 달에는 모돈 수는 더욱 늘어난 107만∼109만 마리, 전체 사육 규모는 1천135만∼1천155만 마리로 각각 전망됐다.
사실 시장에서는 이달 들어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이는 국제시장 '큰 손'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창궐하는 등의 요인으로 국제 돼지 도매가격이 상승하고, 수입량이 감소한 상황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5월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나 하락한 ㎏당 4천132원에 그쳤다.
6월 예상 가격 4천400∼600원은 이보다 몇백원 오른 수준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700원 가까이 떨어진 액수다.
올해 1∼2월 크게 떨어졌던 돼지고기 가격이 봄을 맞으며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도로 하락으로 반전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육가공업체들이 원가 부담과 판매 부진으로 인해 재고 누적으로 매입을 줄이면서 가격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 구입을 줄이는 점도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요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돼지고기 가구당 평균 구매량은 1.9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4㎏, 2.1% 감소했다. 구매 빈도 역시 1.88회로 지난해 1.94회보다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돼지고기 생산단체들은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이는 한편, 국내 유입 시 '치명타'가 될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돈 농가 비영리단체인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한돈자조금)은 "'금겹살'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정작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떨어졌다"며 "이는 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1·2월에 비하면 오른 편이지만,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 때문이다. 봄이 되면 나들이객이 많아지고 개학으로 학교 급식 수요가 늘어 자연스레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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