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TA 사무총장 "한국 항공당국에 과도한 규제 말아달라 권고"(종합)

입력 2019-05-29 16:57   수정 2019-05-29 18:14

IATA 사무총장 "한국 항공당국에 과도한 규제 말아달라 권고"(종합)
"B737맥스 사태로 항공사 타격 커…최소 10∼12주 이상 추가 운항중단 전망"
"가장 큰 도전과제는 노동비·연료비 등 비용상승…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내달 1∼3일 서울서 IATA 연차총회…"서울이 며칠간 세계항공 중심될 것"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알렉산드르 드 주니악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는 29일 "한국의 일부 항공규제가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당국에 규제를 과하게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니악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2019 IATA 연차총회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항공시장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IATA는 다음달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75차 연차총회와 국제항공교통서밋(WATS)을 연다. IATA 총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003490]이 주관사를 맡는다.
주니악 사무총장은 "한국은 강력한 항공시장이면서 항공사에는 도전적인 시장"이라며 "일부 요소에서 규제가 강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항공기 출발 지연에 따라 부여되는 페널티(불이익), 항공·운항 기록을 항공사가 웹사이트에 게재할 의무 등을 언급하며 "우리(항공업계)가 규제를 받는 업계이기 때문에 한국 당국에 국제법과 표준을 따라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국제적인 슬롯(Slot) 가이드라인, 통제 불능 승객에 대한 통제 규정을 담은 몬트리올 의정서14 등 비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슬롯은 항공기 이·착륙 허용 능력을 말한다. 정부가 이를 배분한다.

주니악 사무총장은 "이런 규제는 다른 국가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과도한 규제는 없어야 하고 국제 표준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잇단 추락 사고로 각국에서 운항이 중지된 보잉 737-맥스 8 사태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현재 인도된 360대 이상의 737-맥스 8 기종이 당국에 의해 운항이 중지된 상황이라 소개하고 "회원사들이 운영상·금융상 큰 타격을 입고 있고, 승객들도 안전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달 23일 737-맥스 8 운영사들이 캐나다 몬트리올에 모여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 회복과 안전성 담보가 우선순위라는 데 뜻이 모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 텍사스에서 20개 항공당국이 모여 737-맥스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며 "IATA 입장은 안전성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항공당국들과 이 항공기가 안전하게 다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려면 뭘 해야 하는지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 규제 당국에 의해 최소 10∼12주가량은 추가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항공사들에 너무 재무적인 부담을 주지 않고, 승객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합리적인 시점을 찾도록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니악 사무총장은 세계 항공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작년까지 10년 연속 연간 이익을 창출하는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역풍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6개월 굉장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며 "무역 전쟁으로 세계무역이 악화하고 연료비가 올라 비용이 상승하고 있으며 지정학적인 긴장으로 주요 지역 영공이 폐쇄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IATA가 작년 말 내놨던 항공수요 전망치가 관세 인상 등 무역 요인으로 현시점에서는 하락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항공업계의 가장 큰 도전과제를 묻자 그는 "인프라, 노동력, 연료비 등 비용상승"이라고 답하고 "이런 도전과제를 최대한 빠르게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럽, 중남미,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여객 수요가 여전히 괜찮지만, 아태, 유럽, 중동 등의 화물시장은 좀 힘들다"면서 이번 IATA 총회에서 자세한 분석·전망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IATA 총회 의제로는 ▲ 향후 20년간 항공수요 2배 성장 목표 달성 전략 ▲ 항공 인프라 확보 및 사용자 의견 수용 ▲ 파일럿·정비사·승무원 등 노동수요 대응 ▲ 항공규제 등 4가지가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항공업은 최고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더 많은 여성을 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다양성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IATA가 각 항공사의 탄소배출 상황을 수집하며 환경문제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양호 전 대한항공 회장 별세로 이번 총회 의장을 맡게 된 조원태 사장이 IATA 최고기구 집행위원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후보로 지명된다면 나흘 뒤 투표를 통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는 IATA 6개 회원사가 있고, 아주 중요한 공항 허브를 보유하고 있다"며 개최지 한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IATA는 이번 총회에 290개 회원 항공사, 제조사, 정부 기관 및 유관기관 고위 인사 등 1천여명의 항공산업 종사자와 언론매체가 참석해 항공업 전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니악 사무총장은 "이번 총회가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치러지는 최대규모 항공업계 행사"라며 "앞으로 며칠간 서울이 세계 항공운송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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