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통파 유대교 병역 문제로 협상 난항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새 연립정부 마감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조기 총선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밤 자정까지 연립정부 구성을 발표해야 하지만, 마감시한을 10여시간 앞두고도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지난달 총선에서 승리한 리쿠드당의 대표인 네타냐후 총리에게 42일 안에 연립정부를 꾸릴 권한을 부여했다.
그러나 병역 문제를 둘러싸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을 이끄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초정통파 유대교 청년들에게도 병역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며 연정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반면 유대교 정당들은 초정통파 신자들의 징집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리에베르만 전 장관과 맞서고 있다.
그동안 초정통파 신자는 유대학교(예시바)에 재학하는 경우 학문 추구를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연정 합류를 거부하는 리에베르만 전 장관을 비판했다.
리쿠드당 소속인 제에브 엘킨 환경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 라디오방송에서 "리베르만을 더는 우파정당 연합의 일원으로 간주할 수 없다"며 총선이 치러진다면 정부에서 리에베르만 전 장관이 배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쿠드당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의회를 해산하고 다시 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서 의회를 해산하고 올해 9월에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내용의 법안이 1차 독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크네세트에서 두차례 더 독회를 통과하면 효력을 발휘한다.
야당에서는 리블린 대통령이 다른 정당 대표에게 연정 구성권을 다시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좌파 메레츠당 당수인 타마르 잔버그는 크네세트에서 의회해산 법안의 표결을 막고 리블린 대통령이 다른 의원을 차기 총리직 후보로 지명하도록 3일간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4월 총선에서 2위로 선전한 중도정당연합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도 지난 27일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명)가 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면 선거에서 승리하지 않은 것"이라며 "우리에게 정부를 구성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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