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애플 제품 로드맵에 폴더블폰 있다는 것 보여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애플이 아이폰과 다른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고 미 CNN 방송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이 이번에 승인받은 특허는 구부릴 수 있거나 유연한 디스플레이와 덮개 층(cover layer)을 장착한 전자기기와 관련된 것이다.
특허 명칭은 '전자 기기용 폴더블 커버와 디스플레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미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나 화웨이의 '메이트X'와 차별화해 '두 번 접는' 폼팩터(하드웨어의 특징적 요소)를 구현했다는 점이다.
애플이 제출한 특허 신청서의 도안을 보면 이번에 특허를 딴 디스플레이는 펼친 화면을 3개 면으로 분할한 뒤 그 중 1개 면을 한 번 접고 그 위에 반대쪽 3분의 1을 접어 포개는 방식이다.
또 다른 도안에는 3개 면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접어 접힌 단면이 'Z'자 모양이 되도록 한 형태도 등장한다.
이렇게 하면 중간을 한 번 접는 방식의 갤럭시폴드보다 완전히 접었을 때의 단면적이 더 작아진다. 펼쳤을 때는 한 번 접는 방식보다 더 넓은 화면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접히는 부위가 두 군데로 늘어나고 두 번 접을 경우 두께가 더 두꺼워지는 만큼 이를 구현하려면 더 높은 기술적 난관을 넘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번 특허 확보가 애플이 앞으로 이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라는 뜻은 아니다.
애플을 포함한 많은 회사는 실제 제품화되지 않는 아이디어들을 특허로 등록하기도 한다. 또 이번 특허 획득이 애플이 곧장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적했다.
이번 특허는 지난해 1월 신청된 것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관련해 애플이 신청한 여러 건의 특허 중 하나다.
애플은 이전에도 폴더블 기기의 경첩, 터치 센서가 달렸거나 책처럼 접었다 펼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반으로 접히는 아이폰 등에 대한 특허를 신청한 바 있다.
폴더블폰은 5G(5세대 이동통신)와 함께 차세대 스마트폰의 핵심적 특징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특허는 폴더블 장비가 애플의 제품 로드맵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CNN에 말했다.
애플은 그동안 폴더블폰에 대해 관망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아이브스는 그러면서도 애플이 현실적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으로 2020년 말이나 2021년 초를 예상했다.
스마트폰의 차세대 폼팩터로 여겨지는 폴더블폰에서 애플은 후발주자다. 올해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등에서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출시 예정인 제품을 각각 선보이며 폴더블폰 경쟁에 이미 뛰어든 상황이다.
다만 갤럭시폴드는 미디어 사전 리뷰에서 스크린 불량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4월로 예정됐던 출시가 연기됐고, 화웨이는 미국으로부터 거래제한 조치를 당했다.
아이브스는 "애플은 폴더블폰에서는 삼성에 한참 뒤져 있다"면서도 "한 가지 유리한 점은 삼성 갤럭시폴드는 기술적 문제와 비싼 가격 책정 문제를 겪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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