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작년보다 32% 급감…도루 19% 증가 '뛰어야 이긴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29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책 2개로 점수를 줬다.
0-0인 3회 무사 2루에서 투수 채드 벨이 한승택의 희생번트를 제대로 잡지 못해 타자와 주자를 모두 살려줬다.
결국 무사 만루에서 김주찬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점을 줬다.
0-2로 뒤진 7회에는 어설픈 내야진의 실책이 나왔다.
1사 1루에서 김선빈의 우전 안타 때 1루 주자 이창진이 3루로 쏜살같이 내달렸다. 한화 우익수 재러드 호잉이 3루로 공을 던진 사이 김선빈마저 2루로 뛰었다.
3루수 송광민으로부터 공을 받은 한화 유격수 오선진이 김선빈을 먼저 태그했다고 주장하는 사이 이창진이 홈으로 쇄도해 쐐기 득점을 올렸다.
분명한 인플레이 상황에서 오선진이 세이프 판정을 내린 심판에게 어필한 틈을 이창진이 놓치지 않고 재치 있게 홈으로 질주했다. 기록원은 오선진에게 실책을 줬다.
KIA 선발 투수 제이컵 터너에게 꽁꽁 묶인 한화는 결국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뼈아픈 실책 2개가 패배로 직결됐다.
반발계수를 줄인 새로운 공인구 탓에 홈런이 급감했다는 건 이젠 새롭지 않다. 과감한 주루와 예상치 못한 실책이 경기의 최대 변수가 됐다.
시즌 275경기를 치른 29일 현재, 팀 홈런은 414개로 지난해 비슷한 기간(274경기 홈런 606개)보다 무려 32%나 감소했다.
대신 도루는 321개에서 382개로 19% 증가했다. 실책은 351개로 작년보다 7% 늘었다.
각 팀이 줄어든 홈런을 기동력으로 상쇄 중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틈나면 2루로 뛰고, 안타 때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 능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덕분에 1, 3루 작전·주루코치도 바빠졌다.
KIA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박흥식 감독 대행은 경기 전 확실한 게임 플랜을 세운다고 소개했다. 주자가 1루로 출루하는 순간부터 작전·주루코치에게 사인을 내느라 박 대행의 양손은 바쁘게 움직인다.
박 대행은 "우리 팀 선수들이 젊고 빠르다"면서 "출루하면 도루할 수 있도록 작전도 속전속결로 낸다"고 설명했다.
시즌 전 홈런 감소를 예상하고 '스몰 볼'로 전환을 준비한 SK 와이번스는 삼각 트레이드로 영입한 고종욱의 효과를 톡톡히 본다.
생각보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득점에 이르는 길이 답답한 상황에서 고종욱의 시원한 질주는 청량감마저 선사한다.
1-0으로 진땀승을 거둔 28일 kt wiz와의 일전에서 SK는 7회 2사 1루에서 이재원의 2루타로 유일한 점수를 뺐다.
다이빙 캐치를 시도한 kt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공을 뒤로 빠뜨린 사이 발 빠른 1루 주자 고종욱이 여유 있게 홈을 찍었다.
고종욱은 26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도 1-1로 맞선 9회 볼넷을 고른 뒤 2루를 훔쳐 배영섭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리는 등 햄스트링 때문에 성치 않은 다리로 팀을 벌써 몇 번이나 구했다.
막판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는 최근 경향을 볼 때 경기 후반 도루와 실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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