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서 동명이인 선수가 타자상 수상 해프닝
올 시즌 kt 주전 1번 타자로 우뚝…"아버지가 큰 동력"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난해 8월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황당한 해프닝이 발생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우수 타자상 수상자를 잘못 발표했다.
3타수 2안타를 기록한 상무 김민혁(24·현 kt wiz)을 호명해야 하는데, 2타수 무안타에 그친 두산 베어스 김민혁(23)을 불렀다.
kt 김민혁은 시상식이 모두 끝난 뒤 사회자의 정정으로 트로피를 돌려받았다.
김민혁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던 무명선수였다.
전남 순천에서 야구를 시작한 김민혁은 부모님의 지원 속에 광주를 거쳐 서울로 상경해 야구 유학을 했지만, 눈에 띄는 기량을 펼치진 못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도 2차 5라운드, 전체 56번째로 지명받았다.
김민혁은 "하위순번을 받았지만, 그것도 운이 좋았던 것"이라며 "소속 팀(배재고)의 전력이 약해 상대 팀들이 에이스 투수를 내세우지 않았다. 이런 환경이 고교 시절 개인성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수많은 '보통 선수' 중 한 명이었던 김민혁은 2015년 82경기에 나와 타율 0.276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더 발전하지 못했다.
이듬해 1할대 타율로 고전한 뒤 상무에 입단했다.
김민혁은 상무에서 잠재력을 끌어올렸다. 그는 "상무 박치왕 감독님이 출전 기회를 꾸준히 주셨다"며 "많은 경험을 하면서 자신감을 찾고 나만의 타격폼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김민혁은 제대 후 복귀한 올 시즌 kt의 붙박이 톱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는 29일 SK와이번스전까지 올 시즌 총 5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 11타점, 24득점, 6도루를 기록 중이다. KBO리그 전체 타율 8위를 달리고 있다. 10개 구단 붙박이 1번 타자 중에선 1위다.
트로피도 챙겨 받지 못했던 무명선수는 1년 만에 kt의 중추가 됐다.
김민혁은 올 시즌 활약의 이유를 묻는 말에 "아버지 덕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부모님이 그러시겠지만, 아버지는 나를 매우 자랑스러워 하신다"며 "뿌듯해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내겐 매우 큰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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