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비체[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어린 태극전사들은 힘겹게 거둔 대회 첫 승리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 듯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대회 첫 승리를 수확한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30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훈련했다.
대표팀은 전날 티히에서 치른 남아공과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둬 1승 1패, 조 2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 꿈을 키웠다.
전날 남아공전에 선발 출전했던 필드 플레이어들은 카토비체의 대표팀 숙소에서 회복에 주력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대회 공식 훈련장에서 1시간 가량 미니게임 등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훈련에 앞서 수비수 이지솔(대전)은 전날 경기 후 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라커룸에서부터 분위기 너무 좋았다. 감독님도 이겨서 기분이 아주 좋아 보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기분이 좋아지면 말이 많아지지 않나. 우리 선수들이 원래 말을 많이 안 하는데 쉬는 애들이 없었을 정도로 말이 많아 정말 시끄러웠다"면서 "스피커로 노래도 틀고 거의 우승한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가장 흥분한 선수가 누구였냐는 물음에 이지솔은 막내 이강인(발렌시아)을 꼽았다.
그는 "강인이는 외국에서 생활에서 그런지 감정 표현이 솔직한 것 같다"면서 "쑥스러워하거나 어색해하는 거 없이 좋으면 좋은 대로 싫으면 싫은 대로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훈련에 앞서 대표팀 선수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숙소 인근 카토비체 시내를 둘러봤다.
대회 개막 전 마지막 훈련 캠프를 차렸던 폴란드 그니에비노와 포르투갈과의 1차전을 치렀던 비엘스코-비아와에서는 팀 숙소가 외딴곳에 떨어져 있어 선수들은 마땅한 소일거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카토비체에서는 숙소가 역과 쇼핑몰, 식당 등이 밀집한 시내 한복판에 있어 가끔 바람도 쐬고 차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게 됐다.
남아공전에서 수차례 선방으로 대표팀의 무실점 승리를 이끈 이광연(강원)은 이날 몇몇 동료들에게 커피를 샀다.
미드필더 박태준(성남)은 "(남아공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김현우도 산다고 했는데 어제 선방도 하고 해서 그런지 굳이 광연이가 산다고 하더라"여 웃어 보였다.
하지만 곧 자세를 고쳐잡았다.
박태준은 "어제는 다 기뻐했지만, 아직 16강 진출이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오늘부터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아르헨티나전 준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6월 1일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6강 진출 여부를 가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hosu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