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도 정상인보다 숫자가 적기는 하지만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는 또 하나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해부학·세포생물학 교수 오를리 라자로프 박사 연구팀이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 경도인지장애(MCI) 노인, 가벼운 치매 환자들이 포함된 사망자 18명(79~99세)으로부터 뇌 기억중추인 해마(hippocampus) 조직 샘플을 채취,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9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는 각 해마조직 샘플 당 신경 줄기세포인 신경 모세포(neuroblast)가 평균 2천개, 성숙과정에 있는 미성숙 신경세포가 15만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중에서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은 MCI 노인과 초기 치매 노인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되고 있다는 증거인 신경 모세포와 미성숙 신경세포를 가지고 있었으며 다만 그 숫자가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보다 훨씬 적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90대가 훨씬 지난 노인들에게서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활발히 생성되고 있다는 증거가 뚜렷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뇌세포가 재생되느냐 아니냐를 둘러싼 신경과학자들의 논쟁은 아직도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다.
또 하나 밝혀진 흥미로운 사실은 사망 전에 받았던 인지기능 테스트 성적이 높은 사람일수록 새로 생성되고 있는 신경세포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의 뇌 조직에서 발견된 퇴행(병변)의 정도와도 무관했다.
이는 치매 환자의 뇌세포에서 발견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병변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응집과 타우 단백질 엉킴이 반드시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되는 것은 아닌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얼마나 많이 생성되느냐가 응집된 베타 아밀로이드와 엉킨 타우의 양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를 치료 목적에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은 물론 인지기능이 저하되거나 치매 증상이 나타난 노인들에게서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는 사실은 이러한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을 때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거나 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대학의 마리아 로렌스-마르틴 신경과학 교수 연구팀도 사망한 정상인과 치매 환자의 뇌 조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정상인보다 적기는 하지만 치매 환자에게서도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된다는 연구논문을 영국의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셀 줄기세포'(Cell Stem Cell)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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