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킹스 간담회서…"시진핑, 남중국해 섬 군사화 않겠다는 약속 어겨"
미군 수뇌부 잇단 경고…해군 참모총장은 4월 '中 해상민병대' 겨냥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의 군 수뇌부들이 잇따라 국제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력 팽창과 군사적 행동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민간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대해 경고했다고 프랑스의 AFP 통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30일 보도했다.
던포드 의장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행동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지역에서의 어떠한 팽창도 분명하고, 일관성 있는 집단적 행동에 의해 견제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던포드 의장은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그의 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던포드 의장은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남중국해의 섬들을 군사화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점을 상기하면서 시 주석이 자신의 약속을 어겼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가 오늘날 남중국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1만 피트의 활주로, 탄약 저장고, 미사일 방어 전력의 일상적인 배치, 항공 전력 등이다"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거론했다.
실제로 중국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의 피어리 크로스(중국명 융수자오<永暑礁>) 암초, 수비(중국명 저비자오<渚碧礁>) 암초, 미스치프(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 암초 등 인공섬 3곳에 대함,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비롯해 남중국해 분쟁지역 곳곳에 군사시설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던포드 의장의 발언은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펼치던 호주 해군 헬리콥터를 향해 중국의 어선으로부터 레이저 광선이 발사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직후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호주 라 트로브 대학의 아시아 관련 교육·연구 기관인 '라 트로브 아시아' 소장인 유앤 그레이엄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스트래티지스트에 올린 글을 통해 국제행사에 초청받아 호주 해군 기함인 HMAS 캔버라를 타고 베트남에서 싱가포르까지 이동 중 이런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앞서 존 리처드슨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경이나 '해상 민병대'(maritime militia)를 정규 해군으로 간주해 대응할 수도 있다고 중국에 경고한 바 있다.
리처드슨 총장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 해군은 전 세계에서 통상적이고 합법적인 작전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이라면서 이런 뜻을 밝혔다.
리처드슨 총장의 이런 발언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민해방군(PLA) 소속 해군 함정 대신 해경과 해상 민병대 선박을 활용해 주변국을 압박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는 데 대한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의 중국군 관련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경은 지난 9년간 순시선을 2배가량 늘려 현재 13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무장 어민과 어선들로 구성된 해상 민병대를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 상원 의원들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하는 중국인 개인과 법인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는 등 남중국해 관련 미국의 대중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이 법안은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소속 국가들 사이의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전,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나 정책에 관여한 개인이나 법인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입국 비자를 철회하거나 불허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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