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저장 위험부담으로 과세 당연" 지방세법 개정 촉구…원전 소재 지자체 공동건의문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도는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정책 재검토를 위한 국민 의견수렴 절차를 주관하는 위원회가 출범하자 사용후핵연료에 지역자원시설세를 매기는 지방세법 개정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도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주와 울진의 원자력발전소에 사용후핵연료를 임시저장함으로써 발생하는 위험부담에 지방세를 부과하는 근거가 필요하다"며 "원자력발전소 안 임시저장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강석호·이개호·유민봉 국회의원이 각각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정액세 또는 정률세를 부과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요금인상 요인 발생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검토 결과를 반영해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진전이 없다.
지난 29일 출범한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반영된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와 이에 필요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관리한다.
이에 도는 "사용후핵연료를 불가피하게 원전 부지에 임시저장하더라도 원전 소재 지방자치단체 주민의 부담을 고려한다면 과세는 당연하다"며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의 논의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과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은 현실성 없는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김장호 경북도 기획조정실장도 지난 27일 청와대를 방문해 원전 소재 지자체 요구를 담은 공동건의문을 전달하고 과세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경북을 비롯한 원전 소재 10개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은 과세를 위한 지방세법 일부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에 서명했다.
경북에는 전국에 운영 중인 원전 23기(월성1호기 제외) 가운데 12기가 모여있다.
경주 월성원전에는 중수로 원전인 월성 1∼4호기 사용후핵연료가 45만5천여 다발이 저장돼 있다.
이는 저장용량의 91%로 2021년이면 임시저장시설이 포화상태가 돼 추가 저장시설 건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수로인 신월성 1∼2호기는 386다발(저장용량의 37%), 울진 경수로 원전인 한울 1∼6호기는 5천665다발(저장용량의 80%)을 임시저장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는 일반적으로 크게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임시저장)는 원자로에서 꺼낸 사용후핵연료가 높은 열과 강한 방사선을 배출하기 때문에 우선 원자로 건물 내부에 있는 습식저장시설에서 3∼5년간 냉각과정을 거쳐 발열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다시 외부에 있는 건식저장시설로 옮긴다.
2단계(중간저장)는 임시저장으로 냉각을 마친 사용후핵연료를 별도의 저장시설로 옮겨 40∼50년간 보관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3단계(최종처분)는 중간저장까지 끝낸 사용후핵연료를 밀봉한 뒤 땅속 깊은 곳에 묻어서 보관한다.
우리나라는 1983년부터 사용후핵연료 등 관리시설 부지를 확보하려 했으나 무산해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처분시설만 경주에 가동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 시설은 해결하지 못해 현재 원자력발전소 부지 안에 임시저장하고 있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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