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14, 3타점 슬럼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 팬들 사이에는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게 '연예인과 손아섭 걱정'이라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손아섭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타자였다. 잠시 부진하더라도 기다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살아났다.
하지만 올 시즌의 손아섭은 기다리고 기다려도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되려 시즌을 치를수록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 29일 창원 NC파크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전에서 6-8로 패했다.
일차적으로는 선발 장시환(3이닝 5실점)과 이어 등판한 정성종(2이닝 1실점), 손승락(1이닝 2실점)의 부진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을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롯데의 안타 수는 13개로 NC(14개)와 비슷했고, 볼넷은 6개로 NC(2개)보다 4개를 더 얻어냈다.
특히 1번 민병헌이 4타수 3안타 1볼넷, 2번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4타수 1안타로 테이블세터가 5차례 출루했지만 3번 손아섭이 추격의 흐름을 맥없이 끊었다.
손아섭은 1회초 1사 2루, 6회초 2사 2, 3루, 8회초 1사 1, 3루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4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경기를 마쳤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114로 차갑게 식었다. 5번과 3번을 오가며 꾸준하게 중심타선에 기용됐지만, 이 기간 타점은 고작 3개에 불과하다.
29일 현재 손아섭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78에 5홈런, 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이맘때 타율 0.333에 10홈런, 33타점, OPS 0.936을 기록했던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손아섭은 타격이 뜻대로 되지 않자 수비에서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25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는 팀이 5-3으로 앞선 8회초 2사 2, 3루에서 이형종의 직선 타성 타구를 포구에 실패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간혹 잘 맞은 타구마저 야수 정면으로 향하며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선발진의 붕괴 속에 최하위로 추락한 롯데가 '가을야구'의 불씨를 살리려면 타격으로 승부하는 길밖에는 없다.
그나마 선발 싸움이 가능한 1∼3선발이 등판한 경기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해 필승조를 아끼고, 그렇게 아낀 필승조를 4∼5선발 등판 경기에 총동원해서 승수를 쌓아가야 길이 열린다.
롯데는 민병헌과 아수아헤가 복귀해 타선의 짜임새가 생기면서 일단 공격 야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은 성립됐다.
하지만 정작 해줘야 할 손아섭이 침묵하면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단에 '농군 패션'을 제안할 정도로 반등 의지를 드러냈던 손아섭이기에 최근의 부진이 더욱 뼈아프다.
그렇다고 그를 대체할 선수도 없다. 가장 답답한 것은 손아섭 본인이겠지만 결국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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