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경기 만에 리그 마수걸이 골' 한의권 "난 복 받은 선수"

입력 2019-05-30 13:22   수정 2019-05-30 14:04

'11경기 만에 리그 마수걸이 골' 한의권 "난 복 받은 선수"
"첫 골 늦어 죄송한 마음…부담 덜었으니 팀 승리에 더 집중할 것"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복 받았죠. 능력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아서 좋은 패스가 많이 들어오거든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한의권(25)은 동료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냈다.
29일 수원과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4라운드 경기가 열린 수원 월드컵 경기장.
리그 400승 고지를 눈앞에 둔 수원이었지만,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다.
지난 12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구단 통산 399승째를 수확한 수원은 이어진 울산 현대전(1-3 패)과 대구 FC전(0-0 무승부)에서 연이어 승리 수확에 실패했다.
상대인 포항은 김기동 감독 부임 후 5경기 무패(4승 1무)의 상승세.
김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지난 9라운드 맞대결에서 0-1로 패배한 기억도 아직 생생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하자 수원은 시원한 골 잔치를 벌이며 400번째 승리를 3-0 대승으로 장식했다.
물꼬를 튼 선수는 한의권이었다.
전반 13분 홍철이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받은 한의권은 어려운 자세에서도 밸런스를 유지하며 논스톱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번 시즌 11경기 만에 뽑아낸 리그 마수걸이 골이었다.
경기 후 한의권은 "첫 골이 너무 늦게 터졌다"며 "팀 동료한테도, 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중요한 400승 경기에서 골을 넣었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한의권은 골을 만든 홍철과의 연계 플레이가 미리 약속된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울산전에서도 오늘 골 장면과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내가 한번 공을 잡아두는 바람에 수비에 뺏겼었다"며 "다음에는 논스톱으로 때리기로 약속했는데 마침 오늘 경기에서 그런 장면이 나와 운 좋게 득점했다"고 밝혔다.
2014년 경남에서 데뷔한 한의권은 대전을 거쳐 2017년 아산 무궁화에 입단해 군 복무를 시작했다.
아산에서 그의 기량은 만개했다. 이전 5시즌 동안 리그 3골에 그쳤던 그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7골씩을 터뜨렸다.
지난해까지 수원의 사령탑을 맡았던 서정원 감독은 한의권이 전역하자마자 곧바로 영입했다.


서 감독은 그를 중용했다. 리그 22경기에 출전시키며 많은 기회를 줬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골이 터지지 않았다. 분명 움직임은 좋고, 기회를 잘 만드는데도 슛은 번번이 골문을 빗나갔다.
지난 시즌 그는 30개의 슈팅을 때려 1골에 그쳤다. 결정력 부족은 풀기 힘든 숙제였다.
사령탑이 이임생 감독으로 바뀐 후에도 한의권의 입지는 여전했다.
이번 시즌 수원이 치른 14경기 중 11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여전히 움직임은 날렵했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부담감이 컸지만 한의권은 이임생 감독과 동료들의 배려 덕분에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부담감이 크다는 걸 아셔서인지 감독님은 내게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으시고 묵묵히 믿어주셨다"며 "데얀과 염기훈 선배도 부담 갖지 말라고 계속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400승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한의권은 이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임생 감독은 "한의권이 골이 없어서 그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오늘 첫 골을 넣었으니 자신감이 붙지 않을까 싶다"며 "그에게 계속 믿음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의권은 자신을 '복 받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염기훈, 홍철, 사리치 등 팀에 좋은 미드필더가 많다 보니 좋은 패스가 많이 들어온다"며 "침투하는 스타일인 내게 이런 선수들이 있다는 건 정말 복 받은 일"이라고 말했다.
첫 골로 마음의 짐을 던 한의권은 이제 골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골 욕심을 갖다 보니 더 경기가 안 풀렸던 것 같다"며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고, 골이 아니더라도 팀이 승리할 수 있게 역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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