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스톤 온천 미생물 '설퍼리' 연구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붉은 행성' 화성에서 파스타처럼 생긴 암석을 찾는 것이 화성의 생명체를 찾는 첩경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구에서 이런 독특한 암석을 만드는 박테리아가 화성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데 근거하고 있다.
30일 미국 일리노이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질학 교수 브루스 포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옐로스톤 국립공원 매머드 온천에서 채집한 '설퍼리하이드로제니비움 옐로스토넨세(Sulfurihydrogenibium yellowstonense)' 박테리아를 분석한 결과를 과학저널 '우주생물학(Astrobiology)' 최신호에 실었다.
'설퍼리'로 불리는 이 박테리아는 약 23억5천만년 전 지구 대기의 산소화가 이뤄지기 전에 진화한 계통에 속하는 미생물로 극도로 뜨거운 온천물이 빠르게 치솟는 극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 강한 자외선에서도, 산소가 극히 희박한 곳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으며 황과 이산화탄소를 에너지원으로 삼고있다.
포크 박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진행된 연구에서 '설퍼리'가 독특한 형태의 암석을 형성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설퍼리 표면의 단백질이 온천물에 녹아있는 탄산칼슘의 결정질화를 촉진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속도는 지구상의 어떤 환경에서보다 10억배 이상 빠르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설퍼리는 빠른 물살에서 서로의 몸에 빗장을 걸고 필사적으로 매달려 하나의 가닥을 형성한 채 깃발처럼 흔들린다. 이는 다른 미생물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설퍼리의 몸에서는 미끄러운 점액도 내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퍼리 가닥 안과 주변에서 탄산칼슘이 굳어지면서 물결 형태로 실 모양의 독특한 암석을 형성한다.
포크 박사는 "설퍼리 가닥들이 놀랍게도 넓적한 페투치네 파스타를 닮았으며, 하류에서는 카펠리니 파스타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런 독특한 암석들이 로버가 다른 행성에서 화석화된 생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형태라고 강조했다.
포크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가 다른 행성에서 실 모양의 암석을 보게 된다면 생명체의 지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이 암석들은 독특하며 외계 미생물의 존재를 확실하게 드러내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옐로스톤국립공원 온천의 설퍼리 가닥 [브루스 포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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