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재료과학 연구성과 공유…"합리적인 동물실험 규제 필요" 목소리도
(밀턴케인즈·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신선미 기자 = 한국과 영국의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영국 왕립학회와 함께 29일(현지시간) 영국 밀턴케인즈 치칠리홀에서 '제4회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를 열었다.
'뇌과학'과 '재료과학'을 주제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흥미로운 연구과제와 결과 발표가 쏟아졌다. 특히 뇌과학 분야에서는 한국 학계의 높아진 위상이 도드라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 과학자들은 오랜 시간 정부가 뇌 연구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는데 동의했다.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의 신희섭 단장(사회성 뇌과학 그룹)은 "최근 4~5년 사이 한국 뇌과학자들이 세계적인 학회에 발표자로 초대받거나 유명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데 참여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었다"면서 "그만큼 국제적인 위상이 올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뇌연구 촉진법'이 제정된 뒤 한국뇌연구원이 설립되는 등 정부는 이 분야를 중점 지원해왔다.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인지 교세포과학 그룹 이창준 단장은 "뇌연구 촉진법이 국내 뇌과학 연구의 전환점이 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동물실험 윤리 문제는 뇌과학 분야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논쟁거리다.
묵인희 서울대 교수는 콘퍼런스에서 "연구자들이 실천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의 기준이 합의를 거쳐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장도 "동물실험을 남용하는 일을 막아야겠지만, 규제를 보다 합리적으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같은 의견을 냈다.
한편 재료과학 분야에서는 배터리 기술과 산업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다. 피터 리틀우드 영국 패러데이연구소장은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미래에는 이 분야 산업의 국제 협력이 필수"라고 내다봤다. 박제근 IBS 강상관계물질 연구단 부연구단장은 다양한 배터리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리처드 캣로 영국 왕립학회 부회장은 "뇌과학과 재료과학은 한국과 영국 과학자들이 국제적으로 선두에 선 영역"이라며 "콘퍼런스를 통해 양국 과학자의 교류가 더 돈독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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